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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7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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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 살펴보니… 선거구 깜깜·공천갈등 짜증·물갈이 답답 ‘역대 최악’

경남 선거구 통폐합·조정으로 혼란 … 현역 물갈이는 소폭에 그쳐
일부선거구서 ‘야권·무소속 바람’ 불어… 유권자 최종 선택에 주목

  • 기사입력 : 2016-04-11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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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일 치러지는 제20대 총선은 ‘역대 최악 선거’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공천룰과 선거구획정이 늦어지면서 깜깜이 선거를 자초했고, 여야가 공천갈등으로 국민들의 정치혐오를 부추겼다.

    경남 선거구는 분구와 통폐합·조정으로 혼란을 겪었으며, 현역의원에 대한 물갈이는 소폭에 그쳐 정치개혁을 열망하는 도민의 기대를 저버렸다.

    20대 총선 투표일을 하루 앞두고 총선 과정을 되짚어본다.

    ◆선거구획정 지연= 여야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일 5개월 전인 지난해 11월 13일까지 선거구를 획정해야 하지만 선거를 불과 42일 앞둔 지난 3월 2일에서야 선거구 획정안이 국회 본회를 통과했다.

    선거법 개정 지연으로 지난 1월 1일부터 기존 선거구가 무효화됐음에도 예비후보들이 이를 바탕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무법사태’가 지속됐다.

    선거구획정이 지연되면서 느긋한 현역 의원과 달리 원외나 정치신인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선거운동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발만 동동 굴렀다.

    ◆경남 선거구 분구·통폐합= 경남지역 20대 총선 선거구는 현행 16개 선거구를 유지하면서 분구와 통폐합이 이뤄졌다. 의령함안합천 선거구를 쪼개 밀양의령함안창녕 선거구와 산청함양거창합천 선거구로 통합·조정됐다. 또 양산 선거구는 갑·을로 분구되고, 김해 갑·을은 경계가 조정됐다.

    여야는 농어촌 지역 선거구를 살리기 위해 비례대표 의원을 축소했지만 경남의 경우 인구하한선을 충족하는 의령함안합천 선거구가 통폐합되면서 이 지역 선거구 후보와 주민의 반발이 있었다.

    경남지역 의석수는 18대 17석에서 19대에 16석으로 준데 이어 20대에 환원되지 못해 의석수를 늘리라는 도민들의 요구가 빗발쳤다.

    ◆여야 공천 파동= 공천을 둘러싼 여야의 밥그릇 싸움은 이번 선거도 예외가 아니었다. 새누리당의 경우 공천심사 시작전부터 불거졌던 비박계의 당 대표와 친박계의 공천관리위원장의 불화와 반목이 공천 과정에서 드러났다. 결과는 구색맞추기용의 일부 친박계 인물과 비박계 인사의 무더기 공천탈락으로 나타났다.

    김무성 대표는 진박 후보 공천장에 도장을 못찍는다며 이른바 ‘옥새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대구동구을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와 서울 송파을 지역구는 무공천지역이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당내분을 수습하기 위해 문재인 당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중심으로 총선을 준비하는 단계에 친노패권 배격이라는 문제가 불거졌고, 뚜렷한 이유없이 이른바 친노진영의 핵심인물들이 줄줄이 공천에서 배제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김종인 대표는 비례대표 2번에 자신을 공천하는 등 이른바 ‘셀프 공천’으로 공천관리위원회가 중단되는 등 파행을 겪기도 했다.

    ◆역대 최악 깜깜이 선거= 이번 선거는 역대 최악의 깜깜이 선거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선거구획정이나 비례대표 의원수의 확정이 늦어지고 주요 정당들도 공천기준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선거일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자신의 선거구에 누가 출마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정당들이 어떤 공약을 내세웠는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으며, 정당들도 공천갈등에 휘말려 제대로 홍보하지 않았다.

    ◆경남 현역 물갈이 소폭= 경남에서 현역의원에 대한 물갈이는 소폭에 그쳤다. 의석수 16석 중 15개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경우 여론조사 경선방식은 현역 의원에 크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경남에서는 창원 마산회원구 안홍준, 산청함양거창합천 신성범, 창원 의창구 박성호 의원만 경선에서 탈락했다. 밀양의령함안창녕 조해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에 맞선 유승민 의원계로 분류되면서 공천에서 배제됐다.

    새누리당은 계파 싸움이 극심하게 벌어지면서 제대로 된 개혁 공천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은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했지만, 당선 가능성이라는 현실적 한계를 고려하면서 교체 폭이 작아졌다. 국민의당은 신생 정당이라는 제약 속에서 현역 의원 물갈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에 각당의 공천에서 물갈이가 실패한 만큼 유권자들이 투표를 통해 제대로 심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야당·무소속 바람= 새누리당 강세지역인 경남에서 야당과 무소속 바람이 심상찮다.

    창원 성산구에서는 새누리당 강기윤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정의당 단일후보인 노회찬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김해갑·을 선거구에서는 새누리당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경합하고 있다.

    밀양의령함안창녕은 새누리당 엄용수 후보와 당의 공천배제에 반발해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조해진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

    20대 총선에서 선거 전반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이 어떤 판단을 할지 주목된다.

    김진호 기자 kimj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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