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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4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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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보도자문단 제언] 소중한 한 표로 ‘소통하는 국회’ 만들자

  • 기사입력 : 2016-03-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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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대 국회를 일컬어 ‘식물국회’, ‘뇌사국회’, ‘역대 최악의 국회’ 등 참담한 꼬리표를 채우는 것에 누구도 의심치 않는 것 같다. 게다가 이번 공천과정의 정치공학적인 놀음을 보고 그 실망은 배가 되었을 것이다. 오늘부터 선거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다시 한 번 국회의원들의 자질을 생각하게 만든다.

    각 당은 공천자를 두고 도덕성, 참신성, 의정능력 등을 최우선 고려했고, 언제나 그랬듯이 그러한 요건들을 두루 갖춘 인물이 발탁되었다고 자찬하고 있다. 그러나 금배지를 다는 순간부터 그 덕목들은 자취를 감추기 일쑤였으니 누굴 믿겠나. 그래서인지 20대 국회는 19대보다 더 암울할 것이라는 예상이 앞선다. 또다시 ‘그 나물에 그 밥’의 오류를 막는 길은 우리 유권자의 냉철하고도 냉엄한 판단이다. 국회의원은 국민과 국가를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국민의 최고 대의기관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 이를 위한 최우선 자질로서 국가와 지역문제에 있어 현재와 미래에 대한 통찰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필요로 한다. 지역정책도 중요하지만 우선 국가정책에 대한 큰 비전을 제시하고 해결할 수 있는 거시적 직관과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큰 정치를 한다는 핑계로 지방자치를 작고 사소한 것으로 내모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지방자치와 지방분권 없는 중앙정치는 사상누각에 불과할 것이고 민주주의의 큰 후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당선하고만 보자는 식의 누구나 다하는 근시안적 정책이나 베끼기 식의 공약을 남발하는 사람은 뽑지 말자.

    다음으로는 최고 입법기관으로서 국회개혁을 위해 그들 스스로 방울을 매달 수 있는지를 묻자. ‘일하지 않는 국회’라는 말에 이제 우리 국민은 신물이 난다. 지금이 어떠한 시대인지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알파고가 판을 치는 세상을 대비해서라도 국회의원 정수를 줄이고 특권이 있다면 과감하게 던져야 할 시점이다. 그리하여 살신성인하고 자기혁신을 서슴지 않는 미움받을 용기를 가진 자에게 표를 주자.

    그동안 정치인들에게 도덕 불감증 현상은 극치를 달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헌법에서도 국회의원에 대해 청렴과 국가이익 우선 등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고, 국회법에서도 품위유지, 직권남용금지, 금품수수금지 등 특히 도덕성에 큰 방점을 찍어두고 있다. 본격 선거운동 과정에서 후보자들의 자질과 도덕성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신문방송, 후보자 홍보물, 방송토론, 가두연설 등에 적극적으로 덤벼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샅샅이 훑고 지나가자. 오늘날 우리 유권자들의 눈과 귀, 그리고 입은 예사롭지가 않다. 그래서 후보자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것은 우리 유권자들은 아무에게나 표를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먹통 국회’와 ‘일하지 않는 국회의원’을 비난하기 전에 유권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난국의 정치를 바꿀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하자. 후보자들의 정책과 자질 등을 철저히 검증하여 차선은 필요 없고 최선의 후보자를 찾아야 한다. 민주주의의 본질인 투표는 반장을 뽑듯이 단순히 정치인 한 명을 선출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 사회의 방향을 선택하는 것이며 직접 내가 살아갈 내일의 모습을 스스로 결정하는 권한을 부여받은 것이다. 지난 총선 몇 차례의 투표율을 보면 가까스로 50%에 머물고 있다. 주권을 포기한 국민이 절반에 이른다는 것도 예사 문제가 아니다. 총선 결과의 정당성을 보장받기 위해 후보자들은 투명하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서 선거운동에 임해야 하며, 국민 개개인도 주권자로서 민주선거의 수호자요 감시자라는 책임의식을 갖고 한 표의 귀중함과 소중함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정원식(경남대 법정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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