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시] 어느 지인의 그림 앞에서- 박동소(함양군 함양읍)
- 기사입력 : 2015-11-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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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녀린 붓끝에 전해진
집념과 정성이
문외한의 혼을 깨워
발길을 붙들고
숨죽인 순간들
먹물 머금은
붓끝이 토해내는
수많은 점과 선들의 하모니
국화꽃으로 환생하고
저곳이
영광의 선택!
화룡점정의 자리였던가?
노심초사
붓끝에 모아진
그 간절한 소망들
때맞춰 울기만 하는
소쩍새가 어찌 알쏘냐?
그곳엔
고달픈 삶들의
쉼터도 보이고
못다 한 얘기도
꽃잎 속에 숨어있네
발밑에 생명 생각한
큰스님 배회한 길
아이들, 싸리문, 미소, 세월, 자유…
세상사를 다 담아내는
남겨둔 여백의 조화
샛노란 은행 이파리
차마 못 떨쳐
잠시 멈춰버린 이 가을
혼신을 다 태운 붓끝은
작은 구석자리 한 곳을 찾아
이름 끝 “아”자에
마지막 한 점을 찍고
그 앞에 쓰러지네
만추의 세월 앞에 선
어느 지인의
아름다운 삶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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