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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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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시] 어느 지인의 그림 앞에서- 박동소(함양군 함양읍)

  • 기사입력 : 2015-11-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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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녀린 붓끝에 전해진

    집념과 정성이

    문외한의 혼을 깨워

    발길을 붙들고



    숨죽인 순간들

    먹물 머금은

    붓끝이 토해내는

    수많은 점과 선들의 하모니

    국화꽃으로 환생하고



    저곳이

    영광의 선택!

    화룡점정의 자리였던가?



    노심초사

    붓끝에 모아진

    그 간절한 소망들

    때맞춰 울기만 하는

    소쩍새가 어찌 알쏘냐?



    그곳엔

    고달픈 삶들의

    쉼터도 보이고

    못다 한 얘기도

    꽃잎 속에 숨어있네



    발밑에 생명 생각한

    큰스님 배회한 길

    아이들, 싸리문, 미소, 세월, 자유…



    세상사를 다 담아내는

    남겨둔 여백의 조화



    샛노란 은행 이파리

    차마 못 떨쳐

    잠시 멈춰버린 이 가을



    혼신을 다 태운 붓끝은

    작은 구석자리 한 곳을 찾아

    이름 끝 “아”자에

    마지막 한 점을 찍고

    그 앞에 쓰러지네



    만추의 세월 앞에 선

    어느 지인의

    아름다운 삶의

    여정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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