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2일 (목)
전체메뉴

차례상 차림, 家家禮(가가례)라지만 기본 원칙은 있어요

추석 차례상 차리기·차례 지내기

  • 기사입력 : 2015-09-24 07:00:00
  •   

  • 매년 추석·설 명절이면 가족들이 한데 모여 차례를 지낸다. 조상에 대한 감사를 표시하고 후손들이 잘되게 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큰 제사상 위에는 나물, 과일 등 갖가지 제수(祭需·제사음식)가 무작위로 자리를 메우고 있는 듯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한 번쯤은 들어 봤을 홍동백서, 어동육서 등 전통 제례에 따라 각자의 음식들은 약속된 자신의 자리가 있다.

    제사상 차리는 것과 관련된 격언은 이들 말고도 많지만 모두를 외우기란 쉽지 않다.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다고, ‘제사상 차리기’는 직접 해보지 않으면 와닿지 않고 어렵기만 한 과제인 것이다.

    추석이 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창원향교의 도움을 받아 처음 차례를 지내거나 차례상 차리기를 어려워하는 이들의 의문을 풀고,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차례상 차리는 법’을 제시한다.

    011.jpg



    ◆차례상은 동서남북·열 따라

    차례는 명절에 지내는 제사를 말한다. 보통 제사는 조상이 돌아가신 날에 모시는 제사로 ‘기제사’라고 하며, 차례는 기제사를 지내는 모든 조상을 한꺼번에 모신다는 차이가 있다. 제사는 전통적인 제례에 따라 정해진 기본적인 틀은 있지만 무조건적이지는 않다. 제수는 지역 또는 가정마다 조금씩 다른데, 이 때문에 진설(陳設·제사상을 차리는 것)은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제사상을 차릴 때는 5열과 동서남북만 기억하면 쉽다. 신위가 있는 쪽은 북쪽 방위인데 상을 꼭 북쪽에 놔야 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 방위에 관계없이 신위를 모신 곳을 북쪽 방위로 보게 된다. 따라서 제주가 있는 쪽은 자연적으로 남쪽이 되고, 제주의 위치에서 오른쪽은 동쪽, 왼쪽이 서쪽이 되는 것이다. 지역·가정마다 다를 수 있지만 보통 5열로 상을 차리는데, 신위가 있는 쪽을 1열로 볼 때 1열은 식사류인 밥·국 등이, 2열은 주요리가 되는 구이·전 등이, 3열에는 부요리인 탕 등이 올라가며, 4열에는 나물·김치·포 등 밑반찬류가, 5열에는 과일·과자 등 후식에 해당하는 것들이 올라간다.

    상 앞 제주 쪽에는 향로, 모삿그릇, 퇴줏그릇 등이 위치하게 된다.



    ◆격언 따라 차근차근

    통상적인 제수의 종류와 차리는 방법을 소개하니 참고하도록 하자. 우선 많이 들어봤던 어동육서(魚東肉西)가 있다. 동쪽에 어물, 서쪽에 육류를 놓는다는 뜻이다. 다음은 왼쪽에 포를 놓고, 오른쪽에 식혜를 놓는다는 뜻의 좌포우혜(左脯右醯)다. 홍동백서(紅東白西)는 붉은 것은 동쪽, 흰 것은 서쪽에 놓는다는 의미다.

    과실을 차리는 방법에는 홍동백서 계열의 동조서율(東棗西栗)과 조율이시(棗栗梨枾)가 있어 지역과 집안에 따라 다른 방식을 취한다. 동조서율은 대추는 동쪽이고 밤은 서쪽에 놓는다는 것이고, 조율이시는 대추, 밤, 배, 감을 서쪽으로부터 동쪽으로 차례대로 놓는다는 뜻이다.

    밥과 국은 산 사람과 반대로 놓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를 반서갱동(飯西羹東)이라 해 밥(메)은 서쪽이고 국(갱)은 동쪽에 놓는다.

    생선의 머리는 동쪽으로 향하고 꼬리는 서쪽을 향해야 하며(두동미서·頭東尾西), 닭구이나 생선포는 등이 위로 향한다(배복방향·背腹方向). 마지막으로 숙서생동(熟西生東)에 따라 익힌 나물은 서쪽, 생김치는 동쪽에 놓는다.



    ◆제수 음식 올리는 개수는

    보통 제수로 올리는 음식들은 가짓수와 개수가 1·3·5 등 홀수에 맞춰 올려진다. 예로부터 홀수는 양으로 길한 숫자를, 짝수는 음을 뜻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일은 짝수로 준비해야 한다는 말도 존재하는데, 옛날에는 음양의 원리에 따라 땅에 뿌리를 두고 얻어진 음식은 음(陰)을 상징한다고 해서 짝수로 했고, 그 이외의 음식은 하늘에서 얻어진 것이라고 해 양(陽)의 수인 홀수로 맞추려고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밥(메), 국(갱), 숭늉(숙수) 등은 신위 수대로 준비해야 하며 명절 차례 때는 떡국이나 송편으로 대신하기도 한다. 술(제주), 떡(편), 찌개(탕), 부침개(전), 구이(적), 나물(숙채), 과자 및 과일(과실) 등은 신위 수와 상관없이 준비한다. 모든 제수는 향신료(마늘, 후추, 고춧가루, 파)를 쓰지 않고 간장과 소금만으로 조리한다는 것도 유의하자.



    ◆차례 지내는 법

    차례를 지내는 것은 여덟 단계를 따른다. 첫 번째 단계는 강신이다. 제주가 향을 피운 후 집사가 잔에 술을 부어주면, 모삿그릇에 세 번 나누어 붓고 두 번 절하는 것이다. 신이 하강한다는 의례가 된다. 이어 참신으로, 하강한 신위에게 참배하는 순서로 일동(참제원)이 모두 두 번 절한다. 다음은 초헌·아헌·종헌 순서로 큰아들·작은아들·손자가 차례대로 술잔을 한 번씩 올린 후 두 번씩 절한다.

    다음은 첨작으로 올려 놓은 잔에 더해 붓는 예다. 신위께서 잘 흠향하라는 뜻으로 참제원 모두 한참 엎드렸다 일어나는 부복을 치른 후, 지방과 축문을 향로에 태운 후 두 번 절하는 예인 사신으로 마무리한다. 이 단계에서 수저를 거두고 뚜껑이 있다면 덮는다. 이어 조상이 주는 복주라는 음복을 한 뒤 상을 치우고 음식을 나누어 먹는 철상을 거친다.



    ◇tip 제수음식, 국내산 고르기

    조상에게 감사하고 후손의 앞날을 부탁하는 제사에는 국내산에 최고 품질의 음식을 올리는 경우가 통상적이다. 하지만 국내산 여부를 확인할 수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니, 국내산을 고르는 법을 배워보자.

    쇠고기는 밝은 선홍색을 띠며 지방이 고르게 퍼져 있는 것이 좋다. 수입산의 경우 어두운 검붉은 색을 띤다. 생선은 탄력 있고 눈이 맑으며 아가미가 선홍색을 띠는 것이 국내산이다.

    고사리는 대가 가늘고 색이 연한 것이어야 하며, 도라지는 흙이 묻어 있고 향기가 강하며 둥글게 말리는 것이 국산에 가깝다.

    견과류 중 밤은 알이 굵고 껍질에 윤기가 나는 것을 구매해야 하며 대추는 꼭지와 아래 배꼽 부위가 깊게 들어간 것이 고품질이다. 배는 황갈색에 껍질이 얇은 것을 골라야 하고, 사과는 표면이 조금 거칠고 꼭지 부분에 줄이 선명한 것이 국내산이다.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현미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