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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해송림 도복피해 방지는 ‘가지치기’- 이회근(사회2부 부장)

  • 기사입력 : 2015-08-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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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은 강한 비바람을 몰고와 상륙지역과 주변에 엄청난 피해를 준다. 남해안 주민들은 1959년 태풍 ‘사라’, 1987년 ‘셀마’, 1991년 ‘글래디스’, 1995년 ‘재니스’에 이어 2003년에 경남·부산 등에 대형 피해를 낸 ‘매미’의 위력(순간최대풍속 초속 68m까지)을 체험했다.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는 인명은 물론 재산 피해액이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에 달한다.

    태풍이 한반도에 직접 상륙한 시기는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 전이다. 매미 이후 지난 12년간 태풍이 한반도를 비껴가면서 가을 들녘은 해마다 풍성했다.

    얼마 전 엘니뇨현상으로 인해 초속 300m 이상 슈퍼 태풍이 필리핀을 쓸고간 처참한 피해현장을 TV를 통해 보면서 지나간 일로 잊혀 가던 ‘매미’의 악몽이 불현듯 되살아났다. 거제에는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고현만 매립지인 고현동과 중곡동 일대가 바닷물에 잠기고, 와현해수욕장 등 해안가 집들은 강한 바람과 해일에 의해 폭격을 맞은 듯 초토화됐다.

    지금 일운면 와현해수욕장에 가면 당시의 ‘아픈 기억을 잊지 말고 항상 태풍에 대비하자’는 뜻에서 주민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시는 2005년에 ‘매미공원’을 조성했다.

    통영~거제 간 단선인 송전선로가 끊어져 1주일 이상 정전으로 불편을 겪었다. 시민들은 송전선로 사고로 피해를 입게 되자, 한전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2년 이상 지루한 법정공방을 벌였다. 이 같은 상황에도 한전은 다음 태풍에 대비, 계룡산을 점유하는 송전선로 복선화를 반대하는 환경·시민단체를 설득해 삼천포 화력발전소~고성~통영~거제를 연결하는 송전선로 복선화에 성공했다. 송전선로 복선화 대비 이후 태풍은 거제를 비껴가면서 12년째 평온한 상태다.

    하지만 매미의 해일 피해로 12년째 여전히 뿌리를 드러낸 채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동부면 학동리 흑진주몽돌해변 내 해송숲이 걱정이다. 이곳에는 수령 100년 이상 된 것으로 추정되는 해송 30여 그루가 있다. 현재 시는 해송숲 주변에 경계석을 설치하고 복토 후 잔디와 조경수를 식재한다고 한다. 이보다 더 시급한 것은 태풍에 쓰러지지 않고 견딜 수 있는 해송 보호대책 마련이다. 거제시의 요청으로 지난 2월 해송숲을 살펴본 조경전문가 윤석락 경상대 교수는 “해송 뿌리의 생육상태를 보니 복토는 생육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인다”면서 “태풍에 대비한 도복방지책은 오로지 ‘가지치기’가 최선책”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10여년 전부터 해송 보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시민들과 관광객, 전문가의 지적을 받아들여 태풍이 오기 전에 서로 엉겨 있는 가지치기를 마쳐야 한다.

    이회근 (사회2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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