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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3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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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사천시-의회, 배려와 존중 실종- 정오복(사회2부 부국장대우)

  • 기사입력 : 2015-07-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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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터지고 말았다. 위태위태하던 송도근 사천시장과 시의원들의 감정대립이 지난달 26일 제189회 사천시의회 정례회 3차 본회의장에서 마침내 충돌하고 말았다.

    그동안 시의원들은 송 시장이 일방통행식으로 시정을 추진, 시의회와의 소통 부족은 물론 아예 시의원들을 무시한다며 불만이 많았다. 그러다 이날 시정 질문·답변 순서에서 윤형근 의원이 작정한 듯 공세를 펴면서 고성과 막말이 오가는 민망한 장면이 연출됐다. 급기야 송 시장이 답변을 중단하고 집행기관석으로 들어가 버리는 사태로까지 확전됐다.

    윤 의원은 송 시장이 원론적이고 무성의한 답변만 되풀이해, 그런 답변은 더 들을 필요 없다며, “짧게 하세요. 간결하게 하세요. 됐습니다”라며 답변을 잘라버렸다. 이에 송 시장은 “답변을 가로막지 마세요. 지금 뭐 하자는 겁니까. 시의원이 시장을 신문하는 겁니까”라고 반박했다. 심지어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세요. 그걸 질문이라고 합니까. 기본적인 자세가 안 돼 있어요…”라며 아예 답변을 거부했다. 뿐만 아니라 송 시장은 다른 의원 답변 때 윤 의원이 의회 현안 심의 때 휴대폰을 본 사실을 들먹이는 바람에 의장이 정회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 같은 볼썽사나운 모습이 내부망을 통해 공무원들에게, 또 케이블방송을 통해 시민들에게 중계되면서 충격과 함께 논란을 빚고 있다.

    우선 시의원의 감정적이고 일방적인 태도가 비판을 받았다. 실컷 질문해놓고 답변은 제대로 듣지도 않고 잘라버리는 의원들의 행태는 너무 고압적이라는 것이다. 시의회가 출범한 지 20년이 지난 이제는 좀 더 성숙된 모습을 바라는 마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에 대한 눈총은 상당수 송 시장에게 쏠려 있다. 휴대폰 발언과 함께 군사적인 문제를 설명하는 윤 의원에게 “그렇게 군사전략에 전문가이고 명확한 판단을 가진 분이 어떻게 지금까지 있었는지 모르겠고…”라며 송 시장이 노골적으로 빈정대면서 페어플레이를 어겼기 때문이다. 그런데다 이미 송 시장이 “시의원들이 소영웅주의에 빠졌다”, “우쭐한 기분으로 일을 하는 시의원에게 당당하라”고 발언한 데 이어, 최근 한 여성 의원을 지목해 지각 없이 단순히 남의 말을 따라하는 앵무새에 비유하는 등 계속 갈등을 조장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사천시와 의회의 갈등은 결코 소속 정당의 문제가 아니다.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문제다. 나의 배려심을 느낄 때 나의 말에 관심을 갖고 동의한다. 말이란 나를 변호하는 것이 아니고 내 마음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 없이는 결코 자신의 격을 높일 수 없다.

    정오복 (사회2부 부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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