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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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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기자 세상] 푸른 산에 난 검은 상처 ‘산불’

이정훈 초록기자(창원 내서중 2학년)
산불 났던 산 복원되려면 오랜 시간 걸려
사람들 인식 개선과 산불 처벌 강화 필요

  • 기사입력 : 2015-07-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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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불로 검게 타버린 나무들.

    올해 3월 말쯤 내가 학교에 있을 때 우리 집 뒤에 있는 산에 불이 났다. 두세 대의 헬기가 급하게 물을 뿌리면서 불을 끄는 장면이 보였다.

    며칠 뒤 나는 얼마나 심하게 불이 났는지 궁금해 산을 올랐다. 불이 난 쪽에 가까이 가자 이상한 냄새가 났다. 알고 보니 나무와 나뭇잎이 시커멓게 탄 후 나는 냄새였다. 잠시 후 불이 났던 지점에 도착하자마자 깜짝 놀랐다. 꽃과 나무, 산을 오른 사람들이 잠시 쉬거나 운동하기 위한 장소, 등산객들에게 현재 위치를 알려주기 위한 119 표지판이 다 타버렸던 것이다. 나무와 꽃들이 다시 복원되려면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하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나를 더 놀라게 한 것은, 그곳에서 발견한 술병이었다. 자세히 보니 탄 흔적 없이 멀쩡한 빈 술병과 비닐 봉투, 나무젓가락이 함께 버려져 있었다. 이 쓰레기들은 산불이 나고 난 후에 버려진 것이다.

    산불은 누군가의 실수로 일어났다. 그런데 그 실수로 인한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사람들은 또다시 산에 쓰레기를 버렸다. 특히 술에 있는 알코올 성분은 작은 불씨에도 큰 산불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 의식이 있는 보통 사람이라면, 당연히 산불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물건들은 산에 들고 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산불이 난 직후였다. 한국에서 일어나는 산불은 대부분 사람에 의해 일어난다는 말을 실감하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메인이미지이정훈 초록기자

    이렇게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 쓰레기를 버리고 담배를 피우게 되면 산불은 언제든지 또 일어날 수 있다. 산에 불이 나면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우리는 그 산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산불을 막기 위해서는 먼저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하고, 산불에 대한 법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이정훈 초록기자 (창원 내서중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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