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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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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기자세상] 우리 할아버지 논엔 ‘둠벙’이 있어요

다양한 동식물 살아가는 생태계
물 확보 쉬워지면서 점차 사라져
김하민 초록기자(김해 장유초 5학년)

  • 기사입력 : 2015-06-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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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아버지 논 옆에 있는 둠벙. 둠벙에는 다양한 식물과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우리 할아버지 논에는 둠벙이 있다. 지난 어버이날 거제 할아버지 댁을 방문했을 때 아빠와 함께 봤던 둠벙에 대해 할아버지께 여쭤봤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논에 둠벙이 어떻게 생겼어요?”

    “할아버지의 아버지가 팠단다. 그러니까 1945년 정도에 팠지 아마.”

    “둠벙을 왜 팠어요?”

    “농사지을 때 물이 필요한데, 저수지가 너무 멀고 샘이 없으니까 논에 물 대려고 물이 좀 난다 싶은 곳에는 꼭 논마다 둠벙을 팠지. 옛날에는 논마다 둠벙이 많았는데….”

    “얼마나 깊이 팠어요?”

    “잘 모르겠지만 2m도 훨씬 넘을 걸?”

    “와~ 깊다, 둠벙에는 뭐가 살고 있어요?”

    “예전엔 자라, 미꾸라지, 붕어, 메기, 물뱀도 살았지.”

    “진짜요? 근데 왜 할아버지 논에만 둠벙이 있고 다른 논에는 없어요?”

    “요즘은 시설이 좋아져서 물 대는 기계가 들어오고 전기로 멀리서도 물을 끌어올 수 있으니까 필요 없다고 다 메워 버렸지.”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할아버지는 둠벙이 사라지는 것을 안타까워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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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하민 초록기자

    우리 할아버지 둠벙에는 개구리밥, 옥잠화 등 여러 물풀과 다슬기, 우렁이, 피라미, 소금쟁이, 개구리 등이 살고 있다. 그리고 둠벙 옆 풀숲에는 실잠자리, 메뚜기, 연못 하루살이들이 살고 있다.

    둠벙은 옛 어른들의 추억과 농촌의 역사를 담고 있으며 우리가 먹고 있는 벼가 자라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곳이다. 그리고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가는 작은 생태계이기 때문에 잘 보존하고 가꿔야 할 것이다.

    ※둠벙: 논이나 그 주변에 있는 그리 크지 않은 물웅덩이를 이르는 경상도 사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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