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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3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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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경남의 ‘전주 한옥마을’을 기다리며…- 서영훈(사회2부 부국장대우)

  • 기사입력 : 2015-05-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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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의 전주 한옥마을은 왁자지껄하다. 골목마다 인파로 넘쳐난다. 결코 좁지 않은 골목길들로 이뤄진 동네이지만,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온 동네가 북새통을 이룬다.

    한옥마을 내 전동성당이나 경기전도 종교적인 신념과 상관없이 이 지역 명소가 됐다.

    한옥마을에 관광객이 몰리다 보니 먹거리 점포가 대박을 터트리고 있다. 이 지역 제과점의 히트상품인 초코파이를 사기 위해서는 수십 미터의 긴 줄을 설 각오를 해야 한다.

    10여년 전 이곳을 처음 찾았을 때는 한적한, 그저 그런 관광지였다. 늦은 가을 저녁이어서 그런지 지나가는 이를 찾기 쉽지 않을 정도였다. 그런 전주 한옥마을이 어느새 10만명 이상의 외국인을 포함해 연간 5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한국관광 1번지가 됐다. 지나친 상업화와 이로 인한 정체성 훼손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스러져가던 한옥마을이 한국 최고의 관광명소가 된 것에 박수를 아낄 이유가 없다.

    오늘의 전주 한옥마을이 있기까지에는 지자체의 비전과 노력이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한옥을 전주의 보배로 본 지자체는 주민들의 개발 요구에도 불구하고 전통문화가 숨 쉬는 관광명소를 만들겠다며 강력한 보존정책을 폈다. 주변에 산재한 백제와 조선왕조의 유적지를 연계해 스토리도 입혔다.

    전주 한옥마을의 성공은 오목대나 경기전, 전동성당과 같은 유형의 문화적 자산과 예향의 도시가 가진 무형의 문화적 자산, 그리고 비빔밥과 콩나물해장국, 막걸리 같은 식문화 요소들이 상승작용을 일으킨 결과이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한국적인 것이 되고, 세계적인 것이 되는 모델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이쯤 되면 ‘그럼 경남에는 전주와 같은 대규모 한옥마을이 있는가’라고 반문할 수 있다. 물론 전주나 안동, 경주처럼 수백 채의 한옥을 가진 마을은 없지만, 그에 못지않은 문화적, 자연적인 자산이 경남에도 수두룩하다.

    이미 지난 200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합천 해인사의 고려대장경판 즉 팔만대장경이 있다. 영국 넬슨 제독과 비유되는, 이순신 장군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삼도수군통제영과 한산도의 그 수루가 있다.

    매년 20만명 관광객을 불러 모으면서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표 공연예술축제에 선정된 거창국제연극제도 있고, 이름만 들어도 그 지역을 떠올릴 만큼 유명한 사과와 포도, 한우 등 특산물이 많은 곳이 경남이다.

    우리 지역이 가진 자산의 고유성과 정체성을 강화하면서 동시대인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스토리를 입혀 보자. 전주가 그랬듯이….

    서영훈 (사회2부 부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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