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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100억짜리 애물단지 양산천 구름다리- 김석호(사회2부 국장대우)

  • 기사입력 : 2015-04-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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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의 랜드마크와 관광상품으로 활용하려고 100억여원을 들여 만든 양산천 구름다리(일명 학다리)가 애물단지가 됐다. 관광객은 물론 주민 등 찾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다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투신 장소로 자주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평일에는 주민들의 출퇴근길과 산책로로 주로 이용되고 있다. 1일 이용자는 50여명 정도로 극소수다. 더 큰 문제는 자살하기 좋은 장소로 알려져 자주 투신자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달 초 20대 여성이 투신해 숨졌고 지난달 말에는 10대 여성이 투신 직전에 경찰에 의해 구조됐다.

    양산시는 구름다리를 관광상품화하기 위해 지난 2011년부터 ‘사랑의 열쇠코너’도 만들고 다리 건설의 배경과 역사를 담은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홍보도 했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특히 스토리텔링은 진부하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최근에는 시가 구름다리 활성화 방안에 대한 묘책을 찾는 아이디어를 공모했지만 묘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시는 투신자가 늘자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감시 카메라와 경비를 두는 것을 검토하는 등 여러 가지 관리 방안을 찾고 있다.

    삼조의열과 충혼탑이 있어 학생들의 관광학습장으로 이용되고 있는 양산의 대표공원 춘추공원(강서동)과 종합운동장을 연결하는 양산천 구름다리는 양산의 랜드마크와 관광명소를 꿈꾸며 100억여원을 들여 양산시가 지난 2008년 말께 착공, 2010년 6월 준공됐다.

    길이 257m, 폭 3.4∼7.4m, 높이 23m(수면기준)로 보행자 전용다리로 백조 두 마리가 마주보고 있는 형상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엘리베이터까지 설치해 지역의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인근에 볼거리가 없고 불과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영대교(왕복 6차선, 인도폭 4m)가 있어 예산낭비와 전시행정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경남도도 당시 지자체장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형식적인 투융자 심사를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구름다리 등 대형 구조물을 만들 경우 예산 배정은 차치하고라도 사후 관리 및 이용도 등에 대해 공청회를 거치는 등 심도있게 다뤄야 한다. 사업을 주도하는 단체장의 바르지 못한 판단이 예산 낭비는 물론 많은 문제를 불러올 수도 있다. 잘못된 판단으로 대형 사업을 벌이는 단체장을 저지하지 못한 시의회도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 양산의 랜드마크도, 관광 상품도 되지 못한 양산천 구름다리는 현재 양산시(시장)와 시의회에 많은 고민을 안겨주는 짐이 되고 있다.

    양산천 구름다리의 문제점을 반면교사로 삼아 일선 지자체장은 불요불급한 사업 외에 의욕이 앞선 선심성 사업이나 인기몰이식 사업을 경계했으면 한다.

    김석호 사회2부 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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