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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9) 만횡무리(蠻橫無理)- 오랑캐처럼 멋대로 하여 도리가 없다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 기사입력 : 2015-04-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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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도(獨島)는 1145년 편찬된 김부식(金富軾)의 ‘삼국사기(三國史記)’에서부터 우산도(于山島)라 하여 우리 영토로 기록돼 있다. 1948년 대한민국을 건국하면서 이승만 대통령은 ‘독도와 대마도를 우리 영토’라고 하여, 일본에 대마도 반환을 요구한 적이 있었다. 지금 실제로 우리나라가 독도를 영유하고 있다. 일본이 군사적으로 강탈해 가지 않는 한, 일본이 아무리 망언을 해도 독도를 일본에 내어줄 리도 없다. 그러나 일본이 우리나라 독도를 자기네 영토라고 주장한 지는 상당히 오래됐고, 1905년 노일전쟁 승리 후 자기네 영토로 편입했다. 대한민국 건국 이후 정식으로 우리 영토가 됐다.

    그 이후 일본 정치인들이 ‘독도가 자기네 영토’라고 주장을 가끔씩 해 왔는데, 지금까지는 그냥 일본 국내 여론 통일용으로 한국의 비위를 한 번씩 건드려 본 것으로 간주해 왔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들어선 이후로는 집요하게 독도가 자기네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더구나 일본의 역사와 지리 교과서에 ‘독도가 자기네 영토’이고, ‘한국이 불법점거하고 있다’라는 내용을 넣음으로써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4월 6일 일본 문부과학성이 중학교 교과서 검정결과를 공개했는데, 이날 검증을 통과한 18종의 역사 공민 지리 교과서 가운데서, ‘한국이 독도를 불법점거하고 있다’라는 표현이 실린 교과서가 13종이나 됐다. 지난해 4월 검증을 마친 일본 초등학교 5, 6학년 사회교과서 전체에도 이런 식의 내용이 들어 있다.

    2013년부터 일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중앙 정부의 인사를 계속 파견하고 있다.

    초등학교, 중학교 교과서 대부분에 ‘독도는 일본 영토’, ‘한국이 불법점거’ 등의 내용이 들어 있으니, 일본의 청소년들은 이 내용을 어릴 때부터 확실하게 머리에 넣게 돼 고정관념이 된다. 머잖아 일본의 전 국민이 ‘독도는 일본 영토’, ‘한국이 불법점거’라는 내용을 금과옥조처럼 여길 것이다.

    지금은 아베 등 몇몇 사람의 주장이 일본의 전 국민, 전 정치인, 전 언론이 사실이라고 주장할 때 그 영향은 엄청나게 클 것이다. 그리고 장차 국제사법재판소에 영토반환청구 국제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고 아무도 보장 못 한다. 그렇게 되면 한일 관계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나빠질 것이다.

    본래 침략근성, 약탈근성이 있는 일본이, 최근 미국이 동북아의 방위를 위해서 일본을 지지하고 일본을 도와주니까 더욱 기고만장해 있다. 이를 이용해서 아베 등 일본정부 각료들은 한국을 더욱 무시하고, 관계 개선 추진에는 생각이 없이 계속 망언을 일삼고 있다.

    그러나 우리 외교부의 대응은 기껏 주한일본대사를 불러 항의하는 정도다. 우리나라도 철저한 대일외교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상대가 거칠고 무례하면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가만히 일본 하는 대로 보고 있으면서 당하고만 있어서는 안 되겠다. 요즈음은 국민들마저도 일본의 만행(蠻行)을 규탄하는 궐기대회도 하지 않는다. 국가의 일에 관심이 없다는 말인가?

    * 蠻 : 오랑캐 만. * 橫 : 가로 횡, 아무렇게나 횡. * 無 : 없을 무. * 理 : 이치 리.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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