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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8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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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경남도, 2018년 채무 제로 추진 (중) 어떻게 채무 갚았나

‘5655억원’ 세입은 늘리고 ‘1867억원’ 지출은 줄이고
2013년 전국 첫 재정점검단 구성
지방채 끊고 공무원 빚갚기 동참

  • 기사입력 : 2015-04-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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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도 채무감축은 홍준표 지사 취임 직후인 지난 2013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재정점검단’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도는 연차적 채무감축을 추진, 2013년 말 2132억원, 2014년 말 2406억원, 올해 3월 말까지 2244억원 등 2년3개월 만에 6782억원을 갚았다.

    이에 따라 2013년 1월 말 1조3488억원이던 경남도의 채무를 올해 3월말까지 절반 수준으로 줄인 것이다.

    빚을 갚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빚(지방채)은 내지 않고, 세입은 늘리면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방식이었다.

    ◆왜 빚을 갚았나= 2013년 1월 말 기준 경남도의 채무는 1조3488억원. 이를 도민 1인당(340만명)으로 환산하면 39만6705원이다. 우리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약 40만원의 빚을 갖고 출발하는 셈이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도는 거의 매년 약 2000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해 왔고 이에 따른 이자가 연 300억원에 달했다. 매년 1인당 이자만 8800원꼴로 부담이 증가하는 것이다.

    매년 빚이 늘다보니 갚는 것보다 빚내는 것이 더 많아 하루 이자만 매일 1억원에 달했다.

    ◆무슨 돈으로 빚 갚았나= 우선 빚내는 것, 즉 지방채 발행을 끊었다.

    예년 방식으로 하면 지난 2년3개월간 4000억원 이상의 지방채를 발행해야 하지만 홍 지사 취임 뒤 발행한 지방채는 939억원에 그쳤다. 특히 올해는 12년 만에 빚 없는 예산을 편성, 미래세대 부담을 없앴다.

    세입을 늘리고 허리띠를 졸라맸다.

    김해관광유통단지 투자비 협상을 놓고 17년을 끌어오다 2013년 5월 협상을 마무리해 정산금액으로 2883억원의 세원을 마련했다. 또 탈루, 은닉세원 1195억원을 발굴하고, 지방소비세율 확대로 1473억원을, 용도폐지 및 부적합재산 매각으로 104억원을 마련하는 등 모두 5655억원(2013년 3545억원, 2014년 2110억원) 수입을 늘렸다.

    세출절감을 위해 거가대로 MRG(최소운영수입보장)사업 재구조화, 진주의료원 폐업, 문화단체 통·폐합, 출자·출연기관 구조개혁, 사회복지분야 특정감사 등을 했다.

    이를 통해 1867억원(2013년 822억원, 2014년 1045억원)의 예산 낭비를 차단했다. 특히 거가대로 재구조화를 통해 428억원의 재정을 절감했으며, 도가 향후 37년간 얻은 재정 절감효과는 2조844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도청 공무원도 빚갚기에 동참했다. 사무관리비, 여비, 업무추진비 등을 줄이는 등 긴축 재정 유지로 경상적 경비를 감축해 543억원을 줄였다. 2년간 사회복지분야, 대형 건설사업 등 재정 지출이 많은 분야에 대한 특정 감사를 실시해 821억원을 환수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세입 확충, 재정 절감 등 다양한 방법으로 7522억원의 채무감축 재원을 마련해 지난 2년3개월간 7721억원(기채 939억원을 제하면 상환액은 6782억원)의 빚을 갚았다”면서 “채무감축 재원보다 빚 탕감액이 199억원 많은데. 이는 채무감축 재원을 그때 그때 곧바로 채무를 갚는데 사용한 것이 아니라 포괄적으로 이런 재원을 바탕으로 빚을 갚으면서 발생한 차액으로 보면 된다”이라고 말했다.

    ◆빚 어디에 썼나= 홍 지사 취임 당시 경남도의 빚은 1조3488억원이었다. 이는 경남도의 2013년 한해 총 예산 7조3421억원의 18%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재정악화의 주범은 도로건설 등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을 시행하면서 상환 능력을 감안하지 않고 무리하게 지방채를 발행했기 때문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1000+1000억원 프로젝트’ ‘모자이크사업’ 등과 같이 시·군에 1200억원씩 무차별적으로 일괄 지원했고, 무상급식비로 최근 4년간 도비가 1270억원이 지원됐다. 전국 최고 수준이었다. 이런 게 모두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거가대로, 마창대교에 MRG로 매년 수백억원씩 지출됐으며, 진주의료원은 부채 300억원에 매년 손실액이 60억원에 달했다.

    특히 2012년, 2013년은 경기 불황으로 부동산 거래 급감, 리스 차량 등록 감소로 세수가 6400억원이나 줄었다.

    ◆파급 효과= 이 같은 도의 재정건전화 노력이 인정받아 2013년 지방예산 효율화 우수사례(국무총리상, 3억원 인센티브), 지방재정 균형집행 실적평가 최우수, 2014년에 지방재정 전략회의 시 거가대로 재구조화 최우수, 지방예산 효율화 우수사례(대통령상, 4억원 인센티브)에 각각 선정됐다.

    중앙정부도 ‘만성 재정적자’를 의식, 내년에는 재정 대수술을 통해 국가 살림살이를 제로베이스에서 새로 짜겠다고 밝혔다. 내주 발표를 앞둔 2014년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43조2000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밝힌 개혁의 핵심은 복지예산 등 재정 누수가 심한 부분에 과감히 ‘메스’를 댄다는 것이다. 이는 경남도가 앞서 추진하고 있는 ‘재정 건전화 대책’과 같은 맥락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상규 기자 sk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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