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5월 2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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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라이프] 제3세대 SNS

난 은밀하게 얘기하고 싶어…3세대 SNS가 뜬다
펑~ 잠시 후 사라지는 메시지
끼리끼리 뭉치는 비밀공간

  • 기사입력 : 2015-01-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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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들과 소통하고 싶지만, 나를 드러내고 싶지는 않아요.”

    오늘 페이스북 뉴스피드를 보던 당신, 문득 이런 생각을 하진 않았는지 모르겠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일상화된 요즘, 호기심과 피로감이 교차하면서 ‘SNS 피로증후군’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타인과의 SNS 관계를 유지하고 싶으면서도 넘쳐나는 정보와 지나친 개방성에 피로감과 부담감을 느끼는 것이다.

    최근 이러한 심리를 겨냥해 익명성과 휘발성을 내세운 ‘은밀한 SNS’가 인기를 끌고 있다.


    ▲제3세대 SNS 등장

    올 들어 SNS 관련업계에서는 ‘3세대 SNS’의 성장이 화두다. 사용자들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떠나 휘발성·폐쇄성·익명성을 제공하는 SNS로 옮겨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의 ‘국내 SNS 이용 현황과 주요 이슈 분석’에 따르면 ‘제1세대 SNS’는 싸이월드나 블로그처럼 오프라인 관계를 온라인으로 옮겨 놓은 것으로 온라인상 공간만 제공하는 형식이었다. ‘제2세대 SNS’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처럼 불특정 다수와 거대 담론을 논하는 커뮤니티로 정의된다.

    이어 등장한 ‘제3세대 SNS’는 극히 제한적이거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SNS다. 기존 SNS의 원칙으로 여겨졌던 ‘참여, 공유, 개방’과는 상반되는 형태다. 예로 익명성이나 휘발성을 내세운 시크릿, 위스퍼와 맞춤형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스타그램이나 텀블러, 밴드 등이 대표적이다.



    ▲흔적이 남지 않게, 휘발성 SNS

    유럽을 중심으로 ‘인터넷에서 잊혀질 권리’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휘발성 SNS를 사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휘발성 SNS의 대표주자는 미국의 ‘스냅챗’이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학생이던 에반 스피겔과 바비 머피가 만든 서비스로,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이 받는 이의 확인시간을 제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메시지를 보내면서 5초로 시간을 설정하면, 받는 사람이 메시지를 확인하면 5초 후 메시지가 사라지는 식이다.

    스냅챗의 인기 행진에 페이스북도 이와 비슷한 ‘슬링샷’을 내놓았다. 기본 개념은 스냅챗과 비슷한데, 상대방이 보낸 메시지의 정체를 확인하려면 자신도 콘텐츠를 만들어 보내야 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트위터도 ‘스피릿 포 트위터(Spirit for Twitter)’ 기능을 만들었다. 트위터에 메시지를 쓰고 마지막에 해시태그와 함께 시간을 설정하면 트윗을 자동으로 삭제해준다. 예를 들어 ‘#5H’를 달면 5시간 후에 해당 트윗이 삭제된다.

    국내에서도 휘발성 SNS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인터넷 업체인 브라이니클이 만든 ‘돈톡’은 미확인 메시지 회수 기능과 지정한 시간만큼만 메시지를 볼 수 있는 ‘펑 메시지’ 기능이 있다. 오픈 첫날에만 30만명이 다운로드하는 기록을 세웠다.

    SK플래닛이 개발한 ‘프랭클리’는 상대방이 메시지를 확인하기 전엔 모자이크로 흐리게 표시되고, 상대방이 읽으면 10초 후에 서버에서 메시지 내용이 완전히 사라진다.

    다음카카오가 개발한 ‘쨉’은 24시간이 지나면 콘텐츠가 자동으로 소멸되는 사진·동영상 공유 모바일 메신저다.



    ▲가면 쓰고 더 솔직하게, 익명성 SNS

    기존 SNS의 특징인 ‘관계, 소통, 정보, 공개’에 따른 부담과 피로를 익명 SNS를 통해 해소하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대한한공 땅콩회항 사건이 폭로된 ‘블라인드’가 대표적인 앱이다. 특정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끼리 모여 익명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데, 가입을 원할 경우 자기 회사 고유의 커뮤니티가 있는지 확인한 뒤 회사 이메일 계정을 통해 해당 회사 임직원임을 입증해야 한다. 지난 2013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현재 55개 직장에 개설돼 있다. 보안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블라인드 측은 서버를 통째로 들고 가도 글쓴이를 추적할 수 없다고 자부한다. 내부 직원이라도 누가 쓴 글인지 추적할 수 없도록 특허 출원한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블라인드와 비슷한 성격의 SNS로는 회사동료들과 수다를 떨 수 있는 ‘컴퍼니’가 있으며, 같은 학교 학생들이 모여 익명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대나무 숲’, ‘우리학교 삐야기’ 등도 인기다.

    이 밖에 불특정 다수와 익명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센티’, 위치기반으로 지도 위에 낙서를 하면 그 글에 댓글을 이어가는 방식의 익명 SNS인 ‘버블시티’, 반경 1㎞ 내 동일한 와이파이망에 접속돼 있는 사람들과 대화가 가능한 ‘플래시챗’이 있다.

    대기업에서도 익명 대화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았다.

    페이스북은 익명으로 민감한 이슈나 그 밖의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앱 ‘룸’을 출시했고, 다음카카오에서도 익명의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엘로우 아이디’를 내놓아 호응을 얻고 있다.



    ▲사이버 폭력 및 범죄 악용 주의해야

    익명·휘발성 SNS 사용자가 늘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익명·휘발성의 특성상 사이버 폭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고, 사이버 범죄 악용 시 수사가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 일부 고등학교의 경우 ‘익명 SNS’가 10대들의 괴롭힘, 비방, 협박 등에 사용되면서 사용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또 최근 터키에서 실종된 김모군의 경우 IS 측과 휘발성 SNS를 통해 소통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증거가 남지 않아서 경찰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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