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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8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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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주민들을 위한 의회의 역할은?- 김윤식(사회2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4-10-2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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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1년 부활한 지방의회가 23년이 지났다. 지방주민의 대의기관인 지방의회로 공식 출범한 ‘풀뿌리 지방의회’는 긍정적인 역할을 상당히 했다. 그러나 일부는 본질을 망각하고 지역주민들의 비웃음거리가 되는 등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산청군의회의 경우, 주민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집행기관과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것이 성숙한 지방자치를 앞당기는 기본인데도 자신들의 ‘밥그릇 싸움’에 치중,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산청군의회는 지난달 제223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표결까지 가는 진통 끝에 ‘군청 제2청사 건립 사업’을 예산낭비라는 이유로 부결했다.

    군은 연한이 오래돼 매년 보수작업을 하고 있는 농업기술센터, 군수 관사를 개조해 사용하면서 군민들이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는 한방산업과 등 여러 개의 건물을 한 곳으로 모아 균형 있는 청사로 관리하기 위해 군청 제2청사 건립사업을 추진했다.

    군은 특히 각종 범죄 예방과 어린이 보호, 재난·재해 등에 대응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16억원의 예산을 들여 현재 기관별로 운영 중인 폐쇄회로TV(CCTV)를 통합한 CCTV 통합관제센터를 제2청사에 설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군의회 반대로 무산돼 CCTV 통합관제센터 구축사업비의 절반인 8억원의 국비를 정부에 반납할 위기에 놓였다.

    당초 제2청사 건립사업은 집행부와 전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행정간담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으며 상임위원회에서 통과된 안건이었다. 그러나 본회의에서 이례적으로 부결된 것이다.

    예산 낭비를 이유로 제 2청사 건립사업을 부결시키는 것은 의회의 고유한 권한이다. 그러나 주민들을 위한 의회의 역할이라는 측면에서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군의원은 항상 군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마음으로 군민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군민의 뜻을 받드는 대변인으로서 품위를 유지하며 투명하고 청렴한 의회상을 정립하도록 앞장서면서 군민을 대신해 집행부의 잘못된 사업들을 지적하면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 대안은 제시하지 않고 무작정 반대하는 것은 의회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고 세비만 축내는 꼴이 될 수 있다.

    이런 산청군의회가 내달 1일부터 8일까지 호주 등으로 해외연수를 간다고 한다. 참으로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수없이 지역민의 비난과 의정활동에 대한 의구심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산청군의회 일부 군의원이 최근 달라지고 있는 지역정치에 대한 인식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군민들의 뜻을 헤아리지 못한다면 다음 선거 때 심판대에 설 수 있다는 유권자의 충고를 명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윤식 사회2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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