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17일 (금)
전체메뉴

[동서남북] 농협 감사 자리가 뭐길래…- 정경규(사회2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4-05-19 11:00:00
  •   



  •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 후보자들이 지난 15~16일 이틀 동안 모두 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 것이다.

    모든 선거가 끝난 후에는 선거 후유증이 있게 마련이다. 자신이 지지하던 후보가 당선되면 다행이지만 떨어졌을 경우 온갖 유언비어가 난무하는 게 사실이다.

    새삼스럽게 지난 2월 중순께 치러진 진주 원협 감사 선거를 끄집어 내는 것은 다가오는 지방선거 못지않게 선거 과정에서 과열·혼탁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 감사 선거는 선거 과정에서 특정후보가 사전 선거운동과 함께 음료수를 돌렸다는 등 선거 이전부터 말이 많았다.

    감사는 농협의 모든 예산 집행과 사업수행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통해 조합원들의 권리를 대변하는 것이 본연의 업무다. 감사 선거가 이같이 과열을 넘어 혼탁 양상으로 흐르는 것은 감사가 갖는 ‘보이지 않는 힘’에서 찾을 수 있다.

    현행 농협 조합법을 보면 감사의 권한은 조합원의 자격심사 및 가입승낙, 사업 계획 및 수지예산 중 경미한 사항의 변경, 업무규정 제·개정 및 폐지, 지역농협의 재산과 업무 집행상황 감사 등등 표면적으로는 그리 크지 않다. 이마저도 임원의 선출 및 해임과 업무규정 제·개정 및 폐지 등 중요한 사항은 총회에서 의결하도록 돼 있다.

    또 조합장과 달리 정해진 보수나 업무추진비도 없고 실비 명목으로 1년 동안 지역 농협으로부터 받는 회의수당과 감사 수당 등 조합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1년에 두 번 정도 감사가 이뤄지고 일일 감사경비 30만원을 기준할 경우 연간 900만원 정도이며 3년 동안 총 2700만원을 받을 수 있고 농사일을 겸해 업무를 할 수 있어 선거가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수당은 표면적으로 나타난 것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감사는 상임이사 추천 등 지역농협 인사과정과 각종 사업에서 알게 모르게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실력자로 통한다.

    또 임기 3년 동안 지역농협이 돌아가는 내·외부 상황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여서 차기 조합장 출마를 위한 준비 단계로 여겨지고 있다.

    지역농협 임원으로서의 대우와 지역사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지급 대접을 받는 부분도,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인물들이 명예까지 얻기 위해 감사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로 지목된다.

    ‘염불보다는 잿밥’에 관심이 있는 후보는 철저하게 검증해 걸러내야 한다. 그래야만 집행부를 견제하고 지역농협 발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유권자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지역을 위해 진정으로 봉사·희생하는 후보자에게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정경규 사회2부 부장대우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