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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경남신문 공동기획 '초록기자 세상'] 통영 한산도 등 4개 섬 가보니 43개의 우물이 있네요

17곳은 방치·7곳은 관리만

  • 기사입력 : 2013-12-0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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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인 우물.
    쓰레기가 버려진 우물.
    식수로 사용이 가능한 곡용포마을의 우물.



    김현진 초록기자(통영 한산중 3학년)


    6명의 중학생 6개월간 조사

    식수 사용 2곳·농용수 17곳


    지난 5월 중순부터 나를 포함한 한산중학교 과학환경동아리 ‘한비야’팀 6명은 학생들이 사는 통영 한산면의 한산도, 추봉도, 용초도, 비진도를 대상으로 마을의 우물 탐방에 나섰다.

    한산도 21개 마을과 추봉도 4개 마을, 용초도 2개 마을, 비진도 2개 마을까지 모두 29개 마을의 우물을 조사한 것이다.

    조사지역 29개 마을에서 우리는 43개의 우물을 찾아냈다. 이 중 마을 공동우물이 39개이고 가정집 안에 있는 개인 우물이 4개였다. 우물이 가장 많은 동네는 추봉도 추원마을이었다. 4개의 공동우물과 1개의 개인우물이 있었다. 우물이 없는 동네는 우리 학교가 있는 진두마을을 포함해 4곳이었다.

    1980년대 이후 도로를 확장하면서, 또 상수도가 보급되면서 없어진 우물은 7개였다. 장곡마을에는 우물이 2개 있었지만 폐질환(폐결핵)이 전염병처럼 퍼진 원인이 공동우물이었다는 검사 결과로 폐쇄됐고 그 자리는 조그마한 주차장이 되었다.

    43개 우물의 현재 사용 실태는, 식수로 사용하는 우물이 2곳,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우물이 17곳, 방치되고 있는 우물이 17곳, 관리만 되는 우물이 7곳(개인 우물 4곳 포함)이었다.

    또 외관상으로 분류하면, 지붕이 있는 우물이 12곳, 뚜껑으로 덮여 있는 곳은 9곳, 햇빛이 들어오게 열린 곳이 17곳, 개인 우물 4곳(개인 우물은 크기가 작았다)으로 구분할 수 있었다.

    식수가 가능하게 관리되고 있는 우물은 여차마을과 곡용포마을의 우물 2곳이었다. 여차마을의 우물은 산기슭 바위틈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우물을 이루는 형태였고, 곡용포마을의 우물은 바닷가에 위치한 마을이지만 산기슭에 위치해 염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농업용수로 이용되는 우물에는 모두 펌프를 설치해 밭으로 끌어 쓰도록 하고 있었다. 1개의 우물에 많게는 6개의 펌프가 설치된 곳도 있었다.

    햇빛이 들어오는 열린 우물에서는 모두 양치식물들이 내벽 틈새에서 자라고 있었다. 우물 안의 온도 변화가 적으며 습도가 잘 조절되는 곳이어서 도깨비고비, 봉의꼬리와 같은 양치식물이 잘 자라는 것으로 확인됐다. 식물이 우물 틈새에 자리 잡은 것은 사람들이 우물 물을 식수로 사용하지 않게 되면서 관심에서 멀어진 결과로 보인다.

    방치되고 있는 우물은 가치를 잃었기 때문이다. 특히 2곳의 공동우물 내부에는 쓰레기가 가득했으며, 심지어 야생동물이 빠져 죽어 있기도 했다.

    우물이 언제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기록은 없었다. 몇 군데의 우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마을이 형성되면서부터 생겼을 것이라고 추측할 뿐이다.

    한산도에 이렇게 많은 우물이 남아 있는 것은, 다른 지역에 비해 광역상수도가 들어온 시기가 늦었으며(1998년경), 마을 주민들이 모두 사용하던 공동우물이라는 점, 한산도에 사는 분들이 대부분 연세가 많은 어르신이고, 개발이 잘 되지 않은 지역이기 때문에 잘 보전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6개월 동안의 우리 활동은 11월 16일 ‘전국 환경 탐구대회’(삼성엔지니어링 꿈나무 푸른교실 주최)에 참가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우리는 이 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환경부장관상과 장학금을 부상으로 받았다. 2013년 UN이 정한 ‘세계 물 협력의 해’를 맞아 ‘모두를 위한 물’ 관련 주제에 ‘우물’을 소재로 한 탐구활동이 아주 좋았다는 호평을 받았다.

    환경에 대한 작은 관심이 지역사회를 더 깨끗하고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기에 앞으로 시민들도 환경 탐구활동에 많은 관심과 참여가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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