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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해군의 남다른 통영사랑- 신정철(사회2부 부국장대우)

  • 기사입력 : 2013-10-07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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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군이 지방자치단체인 통영시에 갖는 관심과 애정이 남다른 것 같다.

    대한민국 해군이 국토와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은 한 치의 차이도 없겠지만 통영시와의 길고도 깊은 인연은 사뭇 다르다. 해군은 지난여름 수은주가 33~3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 속에서도 장병 50여 명을 통영시 산양읍 일대의 적조현장에 파견해 물고기 폐사 등으로 신음하고 있는 어업인들을 도왔다.

    해군 장병들은 연일 죽어나가는 물고기 사체도 치워야 하고 산 물고기를 위해 산소공급, 황토살포 등 눈코 뜰 새 없는 어업인들을 도와 가두리 그물을 들어올리고 다이버들은 물속의 물고기 사체를 수거했다.

    당시 동시다발적인 적조피해로 어업인들은 이 일을 할 민간잠수부를 하루 일당 40만 원을 주어도 구하지 못할 처지였다. 올여름 통영시의 어업인들이 치운 물고기 사체가 2000t에 육박했으니 해군의 도움이 절실했고, 또한 어업인들은 고마워했다.

    해군과 통영시와의 인연은 1592년 임진왜란을 계기로 형성된다. 그해 삼도 (경상, 전라, 충청도)수군통제영이 지금의 제승당이 자리한 통영시 한산도에 설치되면서부터 시작됐다. 말이 삼도수군통제영이지만 사실상 조선 해군의 총사령부였다. 사령관은 통제사로 2품 벼슬이다. 이후 1604년 제6대 이경준 통제사가 통제영을 현재의 통영시 문화동 세병관 일대로 옮긴 이후 통제영이 폐영될 때까지 292년간 209명의 통제사가 거쳐 간, 통영이라는 지방이 해군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대한민국 해군이 창설된 이후에도 해군은 통영시에서 음력 7월 8일을 전후로 개최되는 한산대첩축제에 의장대와 군악대, 그리고 시민에게 공개할 함정을 파견한다. 4박5일 동안 해군의장대와 군악대는 병선마당, 시가지, 세병관 등지에서 그동안 닦아온 기량을 선보이고,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아낌없는 환호를 보낸다.

    이 같은 한산대첩축제가 벌써 52주년을 맞았다. 또 해군은 창설 이후 사관생도와 신병들을 매년 한산도 제승당, 충무공 이순신장군을 모신 충렬사 등지에 참배하게 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해군으로서는 처음으로 합참의장에 오른 최윤희(56) 전 해군참모총장의 통영사랑도 대단하다. 계룡대 해군참모총장실에는 통영 충렬사에 소장된 수조도가 총장의자 뒤에 자리잡고 있고 응접가구도 통영의 나전칠기 제품이다. 창가에는 통영의 인간문화재가 만든 대발도 걸려 있다.

    최근 태극기 문양이 발견돼 관심을 고조시킨 진품 수조도는 통영시 명정동 통영충렬사에 소장돼 있으며, 임진왜란 당시 삼도수군 통제사이던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 43척을 포함, 총 548척의 전선(戰船)을 진두지휘하는 광경을 담아낸 가로 6m78㎝, 세로 1m84㎝ 크기의 12폭 병풍으로 장졸 등 3만5000명이 타고 있다, 물론 해군참모총장실의 수조도는 진품이 아니지만 김동진 통영시장이 그동안 해군이 통영지역민들에게 보여준 고마움에 선물로 보낸 것이다.

    이제 통영지역민들은 해군의 사랑에 대해 보답을 할 차례가 된 것 같다. 우리나라 속담에 ‘가는 정 오는 정’이 있고, 서양에서도 give and take가 있어야 관계는 오래가고 신뢰가 형성된다. 해군장병들의 노고를 위로하는 편지쓰기도 있지만, 통영시 차원에서 범시민적으로 해군의 고마움에 뭔가 해야 할 것 같다.

    신정철(사회2부 부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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