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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5) 유비무환(有備無患)- 준비가 있으면 걱정이 없다

  • 기사입력 : 2013-08-2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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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는 매년 여름, 겨울마다 예비전력이 500만㎾ 이하로 내려가 비상사태를 겪어 왔다. 올여름은 유난히 폭염이 계속되는 데다, 몇 군데 원자력발전소와 화력발전소가 고장까지 나 거의 매일 대규모 정전사태 ‘블랙홀’의 경고가 나왔다. 전기는 꼭 필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생산해야 하는데,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 방식에는 모두가 문제가 있다.

    수력발전소는 첫째 건설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건설비용이 많이 든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지형적으로 건설할 수 있는 곳은 이미 거의 다 건설했다. 기후와 환경에 영향을 주고, 대규모 이주민이 발생하기 때문에 건설하는 것이 쉽지 않다.

    화력발전소는 단기간에 건설할 수가 있고, 또 전기가 필요한 그 지역에 건설하기 때문에 송전에 필요한 설비나 전력손실이 없다. 그러나 대기오염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나 아황산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큰 문제점이 있다. 그리고 연료인 석탄이나 가스를 전부 외국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무역수지에 영향이 크다. 그리고 연료수출국과의 관계가 악화되어 연료를 구할 수 없으면, 발전이 일시에 중단될 수밖에 없다.

    원자력발전소는 건설하기도 쉽고 연료비도 가정 적게 드는데, 방사능 위험이 있다. 1986년 소련의 체르노빌원자력발전소 폭발사건,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등 대형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값싼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데도 한 번 사고가 났다 하면 어마어마한 공포의 대상이 된다.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려면 더 이상 할 곳도 없지만, 환경론자들이나 그 지역 주민들이 목숨을 걸고 반대한다. 원자력발전소 역시 환경론자, 핵반대주의자, 지역주민들이 극력 반대한다.

    2000년도 5000만㎾ 정도이던 전력수요가 13년 만에 8000만㎾까지 증가했으니, 발전소를 지속적으로 지어야만 전기가 부족하지 않을 수 있다. 지금은 위험하긴 해도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 말고는 대안이 없다. 전 세계 각국이 원자력발전소를 짓는 쪽으로 가고 있다.

    그런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때 격렬한 환경론자들의 반대와 지역이기주의자들의 선동 등으로 발전소 건설 책임을 슬그머니 차기 정권에 넘겨 버린 것이다.

    지금 해마다 여름이나 겨울이나 연례행사처럼 전기 부족 상황으로 경고를 내리고, 청와대와 모든 관공서에서 냉방기를 못 켜는 처지가 되었다. 관공서에서 냉방기를 못 켜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산업체에서 전기가 모자라 생산을 목표대로 못하고 나아가 수출에까지 차질을 가져오는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는 모두 전기가 부족해서 그렇다.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도 시급한 문제지만, 먼저 전기 소비를 줄이는 것에 국민 모두가 힘써야 한다. 산업용, 농업용 전기료는 원가에도 못 미친다. 전기요금이 너무 싸니 펑펑 쓰게 되고, 그러나 발전소를 또 지어야 한다. 우리나라 전기료가 세계적으로도 아주 낮은 편이라고 하는데, 더 올려야 하고, 누진율도 더 강화해야 한다. 무엇이든지 준비가 있으면 걱정이 없다. 그러나 준비가 없으면 걱정이 있게 마련이다. 해마다 전기 부족으로 비정상적인 여름이나 겨울을 보낼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 有 : 있을 유. * 備 : 갖출 비. * 無 : 없을 무. * 患 : 근심할 환.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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