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13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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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부르는 밀양아리랑 (7) 전문가 좌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아리랑 세계로 알리자
토종 소리꾼 발굴·숨은 콘텐츠 찾기 힘 모으자

  • 기사입력 : 2013-05-27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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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연갑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상임이사

    이현수 문화재청 전문위원·정선아라리배움터 원장


    서정매 부산대학교 강사


    손차숙 밀양시 문화예술담당

    경남신문이 각계 전문가를 초청해 지난 22일 밀양시청 회의실에서 밀양아리랑 활성화를 위한 좌담회를 개최했다. 

    2012년 12월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아리랑’이 등재된 이후 정부는 아리랑을 한국인들만의 유산이 아닌 명실공히 세계인의 유산으로 만들기 위해 아리랑을 세계인에게 알리고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대표적인 아리랑의 발상지인 밀양시 정선군 진도군도 각 지역의 아리랑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밀양시는 지난 3월 밀양아리랑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든다는 야심찬 목표 아래 밀양아리랑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경남신문은 지난 4월 15일부터 시작한 ‘다시 부르는 밀양아리랑’ 기획시리즈 연재를 7회로 마무리하면서 지난 22일 밀양시청 회의실에서 아리랑 관련 각계 전문가를 초청, 밀양아리랑 활성화를 위한 좌담회를 개최했다. 좌담회에는 30년 넘게 아리랑만을 연구해 온 김연갑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상임이사, 이현수 문화재청 전문위원이자 정선아라리배움터 원장, 밀양아리랑 논문을 주로 써 온 서정매 부산대학교 강사, 그리고 밀양아리랑 활성화 실무를 책임진 손차숙 밀양시 문화예술담당 등이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명창대회를 통한 전문소리꾼 발굴, 정규교육 커리큘럼으로 교육, 5일장 상설공연, 다양한 공연콘텐츠 개발, 남천강을 이용한 첨단 레이저쇼, 가사집 발간, 밀양아리랑 대토론회 등 다양한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서정매: 밀양아리랑보존회가 지난 4월에 결성됐다. 경북 문경아리랑 보존회는 공연을 하는 분들로 구성했고, 정선도 마찬가지로 창자들(노래 부르는 사람) 중심이고, 진도아리랑보존회도 그렇다. 하지만 밀양은 여러 분야로 구성했고, 노래 부르는 사람 중심으로 구성된 건 아니다. 감내게줄당기기와 백중놀이팀이 결합해 민속보존협회가 됐고, 이들이 198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20년 넘게 밀양아리랑을 불러왔다.

    최근 보존회가 창립된 뒤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대두했다. 지금까지 백중놀이팀이 항상 공연을 해왔다. 그분들 덕분에 그나마 지금까지 이어져 왔지만 밀양아리랑은 민속놀이 중 한 대목으로 불려졌다. 옷도 민속놀이 그대로고 무대 도구도 그렇다. 2011년 전국아리랑 대축제 참가 때도 팀을 급조해 공연이 이뤄졌다. 다른 지역에서는 공연을 초청하면 1명이 나와도 되고, 2, 3명이 나와도 된다. 그런데 밀양은 백중놀이팀이 민속놀이로 하니 북과 장구, 지게가 동원돼야 하고 15명이 함께 가야 한다. 이제 다른 곳처럼 노래로 승부할 수 있는 때가 왔다.

    ◆이현수: 밀양에 와서 영남루에서 (관광객들에게) 들려주는 밀양아리랑을 들어보았다. 그런데 경기민요 소리꾼들이 부르는 밀양아리랑이었다. 밀양 토박이가 부르는 밀양아리랑은 꺾는 시김새가 이것과 다르다.(아라리배움터를 운영하고 있는 이 교수는 직접 노래를 부르며 차이를 보여 주었다.)

    밀양아리랑은 옛날 광복군 아리랑으로 불렸고 소재가 다양하다. 다른 지역 아리랑과 비교해 손색이 없고 변별력이 있다. 지역의 오리지널 토박이, 현대 문물에 젖지 않은 소리꾼을 찾을 수 있다. 초등학교도 안 나온 밀양 토박이의 노래가 더 정겹다. 거기엔 질박한 사투리가 드러난다. 정선도 마찬가지다. 교육을 통해 배운 건 정형화되어 있다. 백중놀이팀의 민속놀이 퍼포먼스를 배제할 이유도 없고 활용할 수 있다. 토속적인 것과 대중화된 것을 50 대 50으로 할 수 있다.

    ◆김연갑: 서울에서 전체 아리랑을 바라보면 전국적인 갈등이 있다. 지난 행사 때 밀양청년회의소에 개막식에 ‘3대 아리랑’이란 말을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3대 아리랑’이라는 말을 쓰는 순간 (그 가치가) 더 내려간다. 그건 마치 마이너끼리 단결하려는 것과 같다.

    80년대엔 밀양 백중놀이 보러 서울서 사람들이 왔다. 하보경, 김상용 선생 살아계실 땐 백중놀이서 밀양아리랑이 나오면 오싹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만큼 박력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오리지널을 찾는 건 큰 의미가 없다. 외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려면 제대로 된 사람, 잘하는 사람을 발굴하는 방법밖에 없다. 백중놀이팀이든 보존회든 잘하는 팀이 해야 한다. 그리고 팀이 열 개건 스무 개이건 상관없다. 어떤 게 진짜고 아니고 따지면 의미가 없다. 밀양아리랑의 갈등은 지금이 시작에 불과하다. 80년대 남원 진주 광주 목포에서 판소리 놓고 싸우던 것 생각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다.

    ◆손차숙: 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일이 자극제가 되어 시는 올 3월에 밀양아리랑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김연갑 선생님은 3대 아리랑이란 말을 사용하지 말라고 하지만, 우리는 3대 아리랑이란 말이 고유명사처럼 됐다고 본다. 2011년 3월에 밀양의 토박이가 부른 음반이 신나라레코드에서 나와 밀양아리랑을 알리는 효과를 보았다. 그해 12월 서울 남산국악당에서 ‘2011 아리랑 한마당’을 개최할 때 참가해 달라고 요청해 와 밀양 백중놀이팀을 급조해 참가했으며 지금까지 공연을 해오고 있다. 그나마 그 팀이 있어 참여했지만, 우리는 15명으로 구성돼 다른데서 2~3명을 참가해 달라는 요청에는 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다양한 공연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 올 하반기부터 예산 확보가 되면 명창대회를 열고 해서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려고 한다.

    밀양에만 문화예술회관이 없다. 현재 문화예술회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여기에 밀양아리랑을 활성화하는 콘셉트로 아리랑 전수관과 전시관도 넣어 아리랑 파크로 만들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잘 알리고 특화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콘텐츠 개발을 위한 용역을 할 계획이다.

    ◆서정매: 올해 밀양아리랑 축제 때 학술강연회를 하면서 여러 버전으로 밀양아리랑을 선보였다. 창자(唱者)만으로 승부해보자는 의도에서 반주 없이 세 사람만 나오게 해서 장구 보조로 노래했는데, 사람들에게 반응을 물었더니 귀에 쏙쏙 들어온다고 했다. 민속놀이로 부를 때는 다른 소리에 분산돼 노랫소리를 정확히 듣기 힘들다. 소리꾼만으로 한번 밀양아리랑을 승부 봐야 할 때라고 한다고 생각한다. 노래만으로 승부하는 사람을 발굴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같이 가야 한다.

    ◆이현수: 중요한 건 소리다. 독창적인 소리꾼을 찾아야 한다. 정선에도 소리하는 사람은 많지만 진짜 잘하는 사람은 드물다. 지역에서 진짜 토박이 소리꾼은 사라져 간다. 밀양에서 창조적이고 독창적인 사람을 발굴하는 게 중요하다. 지역 내 자연마을 단위로 현지 조사를 해서 토종소리꾼을 발굴하고 발굴된 소리꾼을 토대로 밀양아리랑의 진수를 현장 전수교육에 적용해야 한다.

    밀양아리랑의 토속적 가락과 경기 민요화된 통속적 가락을 구분해 초·중·고 학생에게 방과후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그래서 밀양아리랑의 소중함과 자부심을 고취하고 저변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정선에서는 인문계 고등학교 1학년까지 정선아리랑을 교육하고 있다. 어린 새싹 때부터 가르치고, 학교 수업에서 이뤄져야 한다. 정선은 5일장에서 아리랑을 상설 공연한다. 민속마을 아라리촌에서도 강연도 하고 공연도 한다. 아리랑 창극도 한다. 10여 년 전에 정선에서는 김도후 선생이 아리랑으로 예술극을 만들어 자리를 잡았다. 밀양도 아랑전설을 소재로 소리극을 만들면 된다. 거리를 자꾸 만들어야 한다.

    밀양아리랑을 경남무형문화재로 지정해 관리해야 한다. 문화재로 지정해 관리해야 예산 지원, 보존회 관리, 소리꾼 육성이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밀양아리랑 축제’에 아리랑 관련 테마를 많이 만들어 문광부 대표축제로 승화시키고, 밀양아리랑이 중심이 되는 ‘전국아리랑 경창대회’를 개최해 소리꾼의 등용문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

    ◆김연갑: 정선아리랑의 속성은 시원성이고, 진도아리랑은 토속성, 밀양아리랑은 동시대성이다. 밀양아리랑 하나로 5절까지 부르고 6절부터 10절까지 광복아리랑으로, 15절부터는 통일아리랑으로 하면 된다. 일제강점기 1930~40년대는 전국적으로 밀양아리랑이 가장 많이 불렸다. 당시 밀양아리랑이 방송이나 음반으로 가장 많이 나왔다. 음반으로 나온 것만 11가지다. 중국 장예모 감독이 베이징올림픽에서 했듯이 밀양은 최첨단을 활용하면 된다. 남천강과 야광을 이용해 레이저쇼도 할 수 있다.

    아리랑 세계화는 각개전투로 해선 안 된다. 문제는 아리랑이 예술성을 갖고 있느냐이다. 유네스코에서 이춘희가 왜 본조아리랑을 불렀겠나. 본조아리랑이라는 보편성은 따라갈 수 없다. 외국인들은 진도 정선 밀양 이 세 가지를 구분 못하고 알려고도 않는다. 또 아리랑만 잘 대해주면 다른 분야가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 강원에서 정선아리랑을 강조하니 태백이나 영월 등 다른 곳이 죽었다. 각각의 특성이 모여야지 각개전투로는 안 된다. 너 나 구분해서는 안 된다. 어떻게 하면 하나의 아리랑으로 인류 문화적 유산가치를 플러스해서 만드냐가 관건이다. 만약 정선에서 레이저쇼를 한다면 보러 갈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게 맞는 곳은 밀양밖에 없다. 밀양은 최첨단으로 가자. 이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의 의미는 고유성보다 다양성이다. 중국과 북한에 비해 우리가 보존과 발전에 힘을 기울여 왔다. 보여줘야 한다.

    ◆서정매: 얼마 전에 문경에서 밀양아리랑 특강을 했다. 밀앙아리랑을 설명하면서 노래를 시켰는데 다들 노래 부르는 걸 아주 좋아했다. 밀양아리랑의 다른 버전인 독립군아리랑 파르티잔아리랑 가사로도 불러보니 잘했다. 통일아리랑 신밀양아리랑도 같이 해보니 아주 좋아하고 재밌더라고 하더라. 최근에 밀양아리랑 가사 180수 넣어 유인물을 만들었더니 그 유인물을 보고 밀양아리랑을 따라 부르는 걸 보았다. 가사집이 만들어지면 사람들이 보고 부른다. 지난 밀양아리랑 대축제 때 축제집전위원회에서 가사를 채집하는 걸 보았다. 빨리 제대로 된 밀양아리랑 가사집을 만들어야 한다.

    ◆손차숙: 뭘 해보려면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야 한다. 지금은 공감대가 확산돼 어느 때보다 분위기가 좋다. 올해 행사와 축제 때 밀양아리랑을 주제로 많이 해 보려고 한다. 올해를 밀양아리랑 발전 원년이 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관광 상품화하려고 한다. 일단은 지역주민이 많이 참여하는 행사를 하려고 한다. 9월에 밀양아리랑을 콘셉트로 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현재 강원-전남-경남이 합쳐 국민대통합 아리랑을 순회공연하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오는 7월 일본 도쿄서 개최하는 아리랑 해외순회전에 밀양아리랑의 참가의사를 물어와 참가해 보려고 한다.

    상설공연도 계속할 것이다. 각 지역 아리랑 행사 때 참여할 계획이고, 밀양에서 명창대회도 개최해 전문소리꾼을 발굴하려고 한다. 밀양에서 밀양아리랑을 말할 수 있는 모든 사람을 한자리에 모아 이야기를 하는 장을 만들고 싶다. 거기서 숨어 있는 콘텐츠를 찾고 개발할 수 있다고 본다.

    밀양연극촌과 연계한 아리랑 사업도 추진한다. 20억 원의 제작비를 투입,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리랑 뮤지컬 작품을 2014년까지 완성해 밀양아리랑파크 개관 기념 작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상규 기자 sk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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