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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 포려완탐(暴戾頑貪)- 사납고 어그러지고 모질고 탐욕스럽다

  • 기사입력 : 2012-05-08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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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공산당은 늘 장개석(蔣介石)이 이끌던 국민당(國民黨) 정권을 “완전히 썩어, 백성들을 괴롭히고 정권을 잡은 자기들끼리만 호의호식하고, 관직은 친인척끼리 나누어 갖는 등 세계 역사상 가장 부패하고 비합리적이고 불공정한 정권이다”라고 매도해 왔다. 중국 국민들은 당연히 그렇게 알고 있고, 중국에 관심을 갖고 드나드는 사람들까지도 어느덧 세뇌가 되어 그렇게 알고 있다.

    공산당은 최고권력자로부터 노동자 농민들까지도 평등하게 생활한다고 선전한다. 워낙 세뇌가 된 백성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계에서 지도자들이 가장 깨끗하고 잘 살고 가장 자유가 보장된 나라라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개혁개방을 하여 나라 문을 열고 보니, 세계에서 가장 못 살고, 자유가 가장 없는 나라였다.

    국민당을 그렇게 매도해 왔지만, 권력투쟁, 부정부패 등에서 국민당을 욕할 자격이 없을 정도로 심했다. 1949년에 최고권력자에 오른 모택동(毛澤東)은 죽을 때까지 자리를 내놓지 않았다. 세계 역사상 많은 정치가가 있지만, 결국은 이념이나 사상을 정권을 잡는 데 이용하는 것이지, 순수하게 백성을 위하는 정치가는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새누리당은 한나라당 때부터 ‘차떼기 정당’, ‘청와대의 앞잡이’ 등 지금까지 해 온 정치행위가 떳떳하다고 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그런데다 최근 대통령과 관계가 긴밀한 사람들이 계속 부정혐의로 조사를 받거나 구속되고 있다. 일반 백성들은 새누리당에 대해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다. 특히 젊은이들은 더욱더 새누리당을 싫어한다.

    이에 반해 통합진보당에 대해 대다수 백성들은 ‘그들의 사상이 위험하고 언사가 사납고 북한을 추종하는 등 불안하기 때문에 지지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나 “그들은 부정부패하고는 관계가 없고, 당 운영을 민주적으로 할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들은 정의의 사도처럼 처신해 왔고, ‘부정부패의 온상’이라고 한나라당을 심하게 공격해 왔다.

    민주당은 지난 선거에서 야권 단일 후보로 통합진보당 후보를 다수 공천했다. 민주당이 연말 대선에서 통합진보당의 지지를 받아 승리하면 공동정부를 구성하게 되며, 그때는 통합진보당 당원들 가운데서도 장관이 몇 명 나오게 되어 있다. 숫자는 소수지만 그들은 부정부패와 관계없기 때문에 큰소리를 치면서 국회나 행정부를 마음대로 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지난 4·11 총선 때 통합진보당의 이정희 대표는 경선부정으로 후보에서 물러났다. 그때까지만 해도 많은 백성들은, 이정희라는 특정인물의 개인적인 과오라고 생각했지, 당에 선거부정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통합진보당 사람들은 부정을 할 사람들이 아니라는, 그래도 좋은 선입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선거가 끝나고 보니, 비례대표 선출과정에서 부정이 드러났다. 자체조사에서 부정행위가 소상히 밝혀졌다. 그런데도 이정희 대표는 “조사는 조작이다. 당원의 명예를 지켜야 한다. 운영위원회가 당대표나 비례대표 당선자의 사퇴를 결정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이후 김재연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자의 사퇴거부, 자기들 회의의 운영방식, 당원들의 태도 등에서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면은 찾아볼 수가 없다.

    민주화라는 허울을 덮어쓰고 있지만, 그 내부의 부정행위와 비민주적 처사가 이런 정도이면서 다른 정당을 비웃을 자격이 있겠는가? ‘사납고 어그러지고 모질고 탐욕스럽다’는 말이 있는데, 통합진보당이 하는 것을 지적하라고 미리 만들어 둔 말인 듯하다.

    *暴: 사나울 포. 드러낼 폭.

    *戾: 어그러질 려. *頑: 모질 완.

    *貪: 욕심낼 탐.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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