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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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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운석 충돌구와 양파·마늘- 윤정호(한울 잔디과학연구소장)

  • 기사입력 : 2024-06-16 19: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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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 최초의 운석 충돌구가 합천에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임재수 박사 연구팀이 지하 142m까지 시추해 정밀조사한 결과 적중·초계분지는 지름 200m의 운석에 의한 충격 분화구에 대한 강력한 증거라고 국제학술지인 곤드와나 리서치에 발표했다.

    적중·초계분지는 그릇 모양의 지형으로 지름이 7㎞ 크기 충돌 분화구가 형성된 후 가파른 분화구 가장자리에서 쏟아진 빗물이나 잔해에 의해 구석기시대 말인 6억3000년경부터 퇴적되어 분지에 보존된 적층 호수 퇴적물은 동아시아 대륙의 기후변화 역사를 보여주는 소중한 자연유산이다.

    한반도 최초 그릇 모양의 운석 충돌구의 기름진 토양이 양파·마늘 주산지로 자리 잡은 것이 우연의 일치일까? 운석 충돌구의 중심에 한 마을이 자리 잡고 있는데, 본래 하남마을이었으나 재치 있는 부녀회장 덕분에 양파·떡국·메주의 첫 글자인 양떡메로 마을 이름까지 바꾸며 혁신을 이끌어온 명품 공동체 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양파는 페르시아에서 가장 오랜 기록이 있으며, 16세기경 미국에서 여러 가지 품종으로 분화되어 전 세계에 널리 보급되어 양파로 불리며 한때는 일본식 다마네기로 불리기도 했다.

    예년보다 이른 더위에도 장마가 오기 전 양파를 수확해야 하는 농심은 날이 저물수록 근심이 깊어진다. 6월 한 달은 양파·마늘 수확으로 활기를 띨 때이나 올해는 유난히도 양파 수확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데다 지난 주말엔 비 예보도 있어서 일손이 부족한 농민들의 시름이 더 깊었다. 이미 수확 시기를 놓쳐 메마르다 못해 잎이 바스러진 양파밭을 바라보는 촌로의 무기력함과 근심을 위로할 묘약은 없는가?

    어렵사리 수확한다고 해도 근심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대부분 양파는 지역농협이 가져가 창고로 중간상인에게 넘겨지지만, 촌로는 언제나 그래왔기에 얼마를 쳐줄지도 알지 못하고 또 양파를 내어준다.

    올해는 한반도 최초의 운석 충돌구 양파 주산지 출신으로 42세에 조합장에 당선돼 5선을 역임하고 농민 대통령이 된 강호동 중앙회장의 통 큰 호가를 기대한다.

    윤정호(한울 잔디과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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