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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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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천·진주시 통합은 균형발전 위한 필수과제- 이민원(광주대 명예교수·전 국가균형발전위원장)

  • 기사입력 : 2024-06-16 19: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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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랫동안 서울 집중의 시대에 살았다. 서울의 고혈압과 지방의 빈혈로 대한민국이 휘청거렸다. 서울의 피를 지방으로 보내 서울의 고혈압과 지방의 빈혈을 치료해야 했다. 그게 국가 관점의 균형발전 정책이었다. 지방 관점의 균형발전 정책은 이와 다르다. 분산이 아닌 통합이다. 지방으로 분산된 피는 지방 전체적으로 통합 관리돼야 한다. 자원의 통합 관리로 힘과 효율을 증가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때가 왔다. 대구와 경북이 통합을 다시금 재개했고, 광주와 전남도 통합을 논의한다. 부·울·경도 다시 통합을 재개할 것이다. 지방의 대학들도 통합을 시작한다. 인구 소멸의 시대에 지방의 해법은 통합이다. 지난 5월 조규일 진주시장이 사천·진주 행정통합을 제안했고, 사천시에 우주항공청 개청이라는 낭보와 함께 도시 간 통합 논의가 다시 시작되니 지역에 희망이 돋는다. 이는 지역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전략적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을 지지하는 측에서는 통합이 가져올 다양한 긍정적 변화를 강조한다. 항공우주산업 발전이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서 인프라 구축, 전문인력 양성, 연관 산업 육성 등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정책 수립과 실행을 위해서는 통합행정시스템, 그것도 더 커진 자원을 담을 수 있는 더 커진 행정시스템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역설한다.

    반면, 통합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양 도시의 고유한 문화와 가치가 통합 과정에서 희석될 수 있다는 점과 아울러 행정통합 이후 구 시 단위의 자치권 약화, 지역 간 예산 및 자원 배분의 형평성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우리는 사천·진주 통합이 과연 지역 균형발전과 지속가능한 번영을 담보하는 전략적 선택이 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통합 반대 논거로 제시된 문제점들 상당수는 통합의 과정 자체를 통해 해소될 수 있다. 지역 정체성과 문화 보존을 위한 특별 계획을 마련하고, 통합 행정조직 내에 지역별 특성을 대변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식이다. 낙후지역 개발사업이나 지역 간 형평성 있는 자원 배분 등 경제적 격차 해소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도 병행돼야 한다.

    이에 반해 경제성장 가속화, 공공서비스 개선, 전략적 지역발전 등 통합의 긍정적 효과는 본질적인 것으로서 반대 논리로 쉽게 부정되기 어렵다. 진주와 사천이 우주항공시대의 중심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경제성장 가속화, 공공서비스 획기적 개선, 전략산업 육성 등 통합이 가져올 근본적 이익은 결코 간과할 수 없다. 21세기 우주항공시대를 선도하는 경제권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사천과 진주의 역량을 결집하는 것은 필수불가결하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두 지역의 행정 당국자들과 지역 주민, 전문가 집단이 허심탄회하게 오로지 지역 전체를 위해서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는 일이다. 사천과 진주, 동반성장과 국가균형발전의 새 모델을 제시하는 전략적 통합이 이뤄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이민원(광주대 명예교수·전 국가균형발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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