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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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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죽음 진실규명 멀어…” 비와 눈물 쏟아진 창원 합동추모제

한국전쟁희생자위령탑 200명 참석
‘아버지 무죄’ 이두희씨 편지 낭독도

  • 기사입력 : 2024-06-09 21: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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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8일 오후 창원 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위령탑에서 ‘제74주년 창원합동추모제’가 열렸다. 이날 내린 비는 위령탑의 이름인 ‘그날의 눈물’처럼 하염없이 내리며 유족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창원합동추모제는 74년 전 창원지역에서 발생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사건과 보도연맹사건 등의 희생자 500여명을 추모하기 위해 매년 열리고 있다. 올해로 17번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 창원 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위령탑에서 열린 제74주년 창원합동추모제 현장에서 참석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지난 8일 창원 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위령탑에서 열린 제74주년 창원합동추모제 현장에서 참석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이날 추모제는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노래, 진혼무, 전통제례 순으로 진행됐다.

    심재규 유족은 축문을 통해 “후손들은 님들의 억울한 죽음을 규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만 극히 일부만 진실규명이 됐고, 아직도 완전한 진실규명과 해원을 다하지 못하고 이렇게 합동추모제를 올리는 것을 용서해 주옵소서”라고 말했다.

    이어 열린 추모식에서 노치수 창원유족회장은 “당시 국가가 사람을 죽여 놓고 지금에 와서 유족들에게 증거와 참고인을 요구하고 있다”며 “정부가 학살당한 부모형제의 얼굴도 모르고 자란 자녀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2기 진실화해위원회의 활동 부진에 대한 지적이다.

    추모사를 위해 강단에 선 김동춘 전 진실화해위 상임위원도 “2기 진실화해위 진상규명을 더해도 전체 희생자의 극히 일부에 부족하다”며 “현 진실화해위는 억울한 희생자의 한을 풀기보다는 부역사건 희생자 중 일부를 들추어내어 오히려 우익 학살의 가해자임을 밝히려 하는 등 설립 취지와 완전히 배치되고 있다”고 의견을 보탰다.

    지난 1월 17일 창원지법 마산지원에서 무죄 선고를 받고 아버지의 누명을 벗게 된 유족 이두희 씨는 이날 ‘존경하는 아버님께’라는 제목의 편지를 낭독하며 그리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추모시 낭독과 추모곡 연주가 이어졌다. 끝으로 참가자들이 헌화하며 추모식이 마무리됐다.

    ‘그날의 눈물’이란 이름을 가진 창원위령탑은 희생자들이 수장된 괭이바다가 보이는 곳에 세워졌다. 지난 2022년 11월 준공됐으며, 명각비에는 희생자 530여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글·사진= 김용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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