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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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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잃은 김주석 선생 미술작품·기록물 어디로?

롯데백 마산점 갤러리 내 400여점·김주석미술관 항일기록물 2만여점

  • 기사입력 : 2024-06-09 20: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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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백 마산점 갤러리 내 400여점

    김주석미술관 요청으로 임시 보관
    이달 말 폐점 앞두고 거취 불분명


    김주석미술관 항일기록물 2만여점

    재개발 예정지 관리처분 대상 포함
    노후돼 비 새고 곰팡이 뒤덮여 열악


    기념사업회 “기념관 설립을” 호소

    의회 “보존가치 충분…대책 마련을”
    시 “관련 고충 지속적으로 논의할 것”


    진해 출신 항일독립운동가이자 지역 1세대 화가인 괴암 김주석(1927~1993년·사진) 선생의 주요작품 400여점이 갈 곳을 잃게 됐다. 선생의 작품을 보관 중이던 롯데백화점 마산점 폐점이 예정되면서다. 마산 생가를 개조한 김주석기념미술관은 노후된 데다 재개발 예정지로 처분 대상이어서 작품이 돌아갈 수도 없다. 이곳에 보관 중인 기록물 2만1000여점의 관리도 문제다. 괴암김주석기념사업회측은 ‘김주석기념관’ 설립을 호소하고 있다.

    재개발 예정지인 창원시 마산합포구 반월중앙동 ‘김주석기념미술관’에 보관하고 있는 드로잉집과 항일운동 자료들. 미술관 벽면이 검은 곰팡이로 가득하다.
    재개발 예정지인 창원시 마산합포구 반월중앙동 ‘김주석기념미술관’에 보관하고 있는 드로잉집과 항일운동 자료들. 미술관 벽면이 검은 곰팡이로 가득하다.

    김주석 선생의 유족과 제자들로 이루어진 괴암김주석기념사업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롯데백화점 마산점 더 갤러리에서 김주석 선생의 회화 작품을 임시 보관해왔다.

    김주석 선생은 진해 경화동 출신으로 독립유공자이자 지역 1세대 화가로서 마산 최초의 미술단체인 마산흑마회를 창립해 활동했다. 백화점 갤러리에 보관된 작품은 김 선생의 대표작인 ‘경사(한여름밤의 꿈)’, ‘여자의 일생’, ‘모정’ 등을 포함한 400여점이다.

    롯데백화점 마산점 갤러리에 보관 중인 김주석 선생의 대표 작품 ‘신비의 탄생’./경남신문DB/
    롯데백화점 마산점 갤러리에 보관 중인 김주석 선생의 대표 작품 ‘신비의 탄생’./경남신문DB/

    그러나 롯데백화점 마산점 폐점이 6월 말로 갑작스럽게 정해지면서 갤러리에 보관하고 있던 작품의 거취 문제가 불거졌다. 갤러리에 있던 작품 400여점을 보관할 적당한 장소를 찾지 못해서다.

    작품은 이전까지 김주석 선생이 살았던 마산 생가를 개조한 김주석기념미술관에서 보관되고 있었다. 그러나 재정 문제로 미술관이 정상 운영되지 않는 상황에서 건물이 노후돼 비가 새고 내부는 검은 곰팡이로 덮였다. 김진태 괴암김주석기념사업회 부회장은 “숯을 두고 방수 설치를 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작품을 보관할 장소가 되지 않아 갤러리에 부탁해 주요작품을 보관하게 된 것인데 반년도 안돼 백화점 폐점 소식을 접해 막막하다”고 말했다.

    또한 미술관이 위치한 마산합포구 반월중앙동 지역은 재개발 예정지로 미술관은 관리처분 대상이다. 기념미술관에는 김주석 선생의 작품을 비롯해 드로잉집, 항일독립운동 기록, 고문 일지 등 2만1000여점의 보존·연구 가치가 있는 기록물이 보관되고 있다.

    진해 출신 독립운동가·지역 1세대 화가 김주석 선생
    진해 출신 독립운동가·지역 1세대 화가 김주석 선생

    괴암김주석기념사업회는 자유상상화기법의 예술적 가치가 있는 김주석 선생의 작품과 마산 독립운동 역사를 지닌 기록물 등이 보존될 수 있도록 ‘김주석기념관’의 설립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5일 박선애 창원시의원도 본회의 5분 발언에서 백화점 폐점에 따른 김주석 선생 작품의 거취를 언급했다. 박 의원은 “김주석 선생의 작품이 시에서 보존해야 할 가치가 충분하기에 시가 나서서 기념관 조성에 힘써줘야 한다”며 “임항선 그린웨이에 있는 기상청 2층 건물에 큰 유휴공간이 있어 그 공간에 대한 대여나 매입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창원시는 기념사업회 측과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현재 김주석기념사업회에서 가진 여러 고충을 알고 있다”며 “관련 고충에 대해 같이 논의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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