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27일 (월)
전체메뉴

[경제인칼럼] 위기와 기회는 같이 온다, 도전하자- 정해룡((주)동성산기 대표이사)

  • 기사입력 : 2011-01-31 00:00:00
  •   
  • “이봐! 해봤어? 당신 해보고서나 그런 소리 하느냐.”

    맨손으로 시작해 세계적인 기업을 일군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어록 중 가장 대표적인 말이다.

    이는 기업을 10여 년 운영하면서 곱씹을수록 가장 맛있는 말로, 불굴의 의지와 벤처정신을 기업인에게 전해 주는 강한 메시지였다. 해보지도 않고 안 된다는 것은 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으로서는 어느 순간 가장 거북스러운 말이 됐다.

    ‘불도저’라는 별명을 가진 정주영 회장은 한 번 마음먹은 사업을 무섭게 밀어붙였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1970년. 자본도 기술도 없던 시절에 울산 모래 벌판에 조선소를 세웠다. 당시 일화를 소개한다.

    정 회장은 조선소를 짓고, 최대 선박을 건조하기 위해 런던은행에 갔다. 관계자가 묻는다. “당신이 수십만t의 거대한 선박을 어떻게 지을 수 있고, 그런 기술력을 갖고 있느냐?” 정 회장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부하 직원에게 “오백원짜리 지폐를 꺼내라”고 했다. “우리는 이미 수백년 전에 세계 최초의 철갑선을 만들었다”며 지폐에 새겨진 거북선을 보여주었고, 대출 허락을 받아냈다.

    그렇게 돈을 빌린 후 배를 사줄 선주를 만나러 가서는 ‘여기 런던은행이 우리의 기술력을 믿고, 이렇게 대출도 해주었다’고 설득시켜 수주를 따냈다. 그는 이후 조선소 도크 건설과 동시에 26만t짜리 유조선 2척을 건조하는 등 한국을 세계 제일의 조선대국으로 도약시켰다.

    정 회장이 보여준 무(無)에서 유(有)를 창출하는 기술은 “해보지도 않고 안되는 것은 없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이것이 벤처정신이다.

    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수많은 역경과 고난에 부딪히기 마련이다. 역경을 이겨내지 못하면 그동안 일궈온 업적이 물거품이 된다. 어찌 보면 역경과 고난은 자신과 회사를 담금질하는 또 다른 기회라고 할 수 있다. 현대를 세계적인 그룹으로 키우기까지 정주영 회장은 얼마나 수많은 난관을 이겨내고 버텨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필자의 경우 수년간 기업을 운영하면서 벤처정신으로 발상의 전환을 했을 때가 바로 국가적 경제위기에 처했을 때였다. 결국 벤처정신이 난국을 헤쳐나가는 지혜를 줬다. IMF가 왔던 지난 1997년은 고난이 기회로 바뀐 시기였다. 수입에 의존하던 에어밸런스의 국산화에 성공해 역수출을 하게 된 것이다. 지난 2009년 서브프라임 위기 때는 세계 최초의 IT접목 노약자용 공압운동기구를 개발하는 계기가 됐다.

    미국 애플의 자문역 기고에 따르면 IT개발의 시대에서 이젠 IT융합기술을 접목하는 시대가 되고 있으며, 기계도 IT융합을 해야만이 차세대 성장동력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차세대 성장동력을 IT융합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필자 회사 공압운동기구 제품이 곧 출시돼 국민 보건복지에 이바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벤처정신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는 사실은 명확해졌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온다. 그러나 너무 쏜살같이 지나가기 때문에 사전에 준비가 없으면 잡을 수가 없다.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기업인은 항상 벤처정신을 기본에 깔고, 그 뒤에 과감하게 변화를 실천해보는 것이라고 본다.

    정 회장이 부하 직원을 야단칠 때 늘 하는 말이 “하기는 해봤어! 안 되는 게 어딨어?”라는 말이었다고 한다. 한 번 해보면 새로운 무엇(아이디어 등)이 튀어나오고, 기업이 새로운 성장 반열에 오르게 하는 계기가 된다는 사실을 회사가 위기였을 때 깨닫게 됐다.

    위기와 기회는 항상 같이 온다. 도전해 보지 않은 섣부른 속단은 새로운 결과를 스스로 놓아버리는 것이다. 아침이 오기 전의 새벽이 가장 어둡듯이 위기와 기회가 항상 늘 같이 있음을 다시금 가슴깊이 새겨지는 요즘이다.

    정해룡((주)동성산기 대표이사)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