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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5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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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첫 외국인 고위간부의 포부

케니스 크로퍼드 "2012년까지 한국기상 선진화"

  • 기사입력 : 2009-08-21 17: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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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녀~하~세요."
    1949년 국립중앙관상대가 해방 이후에 공식적으로 기상업무를 시작한 이래 60년 만에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기상청 고위 공무원으로 임용된 케니스 크로퍼드(Kenneth Crawford. 66) 기상선진화추진단장은 임용된 지 이틀 만인 21일 서울 대방동 기상청사에서 기자들에게 서툰 한국말로 인사를 했다.
    크로퍼드 단장은 지난해 외국인을 공무원으로 임용할 수 있도록 국가공무원법이 개정된 이후 임용된 첫 외국인 고위 공무원(1급 차장급)으로, 미국 국립기상청에서 30년 가까이 일한 대기과학 및 레이더 분야 전문가다.

       그는 텍사스대, 플로리다주립대, 오클라호마대에서 기상학을 공부하고 1989년부터 오클라호마대에서 기상학 석좌교수로 재직하다 지난 20일 기상선진화추진단장으로 임용됐다.

       크로퍼드 단장은 고위공무원답게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 기간임을 생각했는지 왼쪽 가슴에 '근조' 리본을 달고 취임 기자회견장에 참석했다.

       그는 "예보관의 향후 역할 정립을 하려고 한국에 왔다. 예보관이 자동화된 수치예보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며 2012년까지 국내 예보관의 역량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크로퍼드 단장은 한국의 기상선진화 복안을 묻자 "아무 생각 없이 한국에 오지 않았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사견임을 전제로 2012년까지 달성할 기상선진화 로드맵 10가지 중 3가지 정도를 간추려 소개했다.

       그가 최우선 순위로 꼽은 목록은 예보관의 역량 제고.

       "대기상태를 측정하는 컴퓨터 모델이 점점 발달하고 있고, 기상측정 기술도 점점 좋아지고 있어 전 세계 기상당국이 신경써야 할 문제는 인간 예보관의 역할이다. 1900년대 초반하고 2000년대 초반의 예보관이 같을 수는 없다. 인간 예보관의 역량을 끌어올릴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크로퍼드 교수는 12기의 기상 레이더를 보유한 기상청을 비롯해 국토해양부, 군 등 국내 여러 기관이 운용 중인 기상 레이더 26기의 통합 운영과 정부 및 민간 기상부문의 공조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IT인프라가 뛰어난 한국이므로 소프트웨어를 개선하면 여러 기관이 보유한 레이더를 같은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를 공유하고 보존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한국에서도 민간사업자가 기상예보를 할 수 있는 만큼 기상청이 리더십을 가지고 민간사업자와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 사용했던 방법을 한국에 적용하겠다. 하지만 한국에 적합치 않다고 생각하면 억지로 적용하지 않을 것이다. 기상청 직원들과 활발한 상호작용을 통해 장기적으로 성취하겠다"며 "얼마나 빨리 성취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크로퍼드 단장이 2012년 5월 말까지 이끌 기상선진화추진단은 올 연말까지 기상청의 주 업무인 예보, 관측, 기후 등의 분야를 현재의 9위에서 세계 6위 수준으로 높이기 위한 '기상 선진화 계획'을 수립하는 일을 담당한다.

       단장을 포함해 예보, 관측 분야 전문가 등 총 9명으로 구성된 추진단은 연말까지 기술 진단 등을 통해 계획의 윤곽을 잡을 예정이다.

       크로퍼드 단장은 "한국의 지형이 복잡하기 때문에 날씨가 변화무쌍하지만 삼면이 바다로 이뤄져 해양에서 유입되는 습기를 연구하면 예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상청이 가장 신경 써야 하는 점은 기상정보가 국민의 삶과 경제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연합/

    기상청의 예보 선진화를 추진할 기상선진화 지휘할 케네스 크로포드 기상청 기상선진화 추진단장이 21일 서울 대방동 기상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향후 추진할 과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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