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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5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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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육상 영웅 가족 性 논란 일축

가족.친구들 "세메냐는 분명 여자다"

  • 기사입력 : 2009-08-21 16: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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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800m 부문에서 우승하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영웅으로 떠오른 캐스터 세메냐(18)의 가족이 세메냐를 둘러싼 성(性) 정체성 논란에 쐐기를 박고 나섰다.

       세메냐의 할머니 마푸티 세칼라는 20일 현지 일간지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세메냐가 남자 같은 외모 때문에 놀림을 받고 자랐고 동네 축구팀에서 유일한 여자 선수로 활동하긴 했지만 세메냐가 여자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세칼라는 "내가 직접 세메냐를 길렀다"면서 "세메냐는 여자이기 때문에 이번 논란으로 내가 괴로울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세메냐가 전날 밤 경기에 앞서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사람들이 내가 여자가 아니라고 한다'고 토로했다고 밝힌 뒤 "사람들이 세메냐가 남자가 아닌데도 남자라고 부르면 어떻게 할 수가 있겠나? 세메냐에게 남자 같은 외모를 준 것은 하느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메냐는 학창 시절에도 동료 학생들로부터 숱한 놀림을 받았지만 이를 모두 무시하는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고 세칼라는 덧붙였다.

       세메냐의 어머니 도르카스도 일간지 더 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세메냐에게 종종 사내 아이들과 축구를 하는 이유를 물었지만 그 때마다 `축구가 좋아서'라는 대답이 돌아왔다"면서 그렇지만 세메냐도 5명의 자매들과 마찬가지로 설겆이, 요리, 물 긷기 등 집안 일을 똑같이 해 왔다고 밝혔다.

       또 세메냐의 절친한 친구 데보라 모로롱은 "사람들이 시기심을 버려야 한다"면서 "사람들이 세메냐에 관해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은 정말 가슴이 아프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메냐가 남자 친구를 사귄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세메냐는 남자들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남아공 북부 림포로주의 주도 폴로콰네 인근 마세롱 마을 출신인 세메냐는 전날 밤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열린 여자 800m 결승에서 1분55초45의 시즌 최고기록으로 우승하면서 남아공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세메냐는 그러나 언뜻 남자로 보일 정도의 얼굴 생김새와 근육질 몸매, 그리고 다소 걸쭉한 목소리로 남자가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 일으켰으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남아공 측에 성 판별 검사를 요구했다. /연합/

    20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열린 2009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800m 결승에서 성별 의혹 속에 1분55초45의 기록으로 우승한 캐스터 세메냐(남아공)가 코너를 돌아 결승선을 향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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