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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5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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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이달균 칼럼을 읽고...

  • 기사입력 : 2008-06-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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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신문을 읽고

    ‘이달균 칼럼’을 읽었다. 3·15의거 영령과 3·15의거기념사업회를 모독하고 능멸하는 내용이라 답하지 아니 할 수 없다.

    먼저 우리 단체가 알고 있는 노산에 대해 말하겠다. 노산은 이승만 독재정권의 권력 연장을 위해 문인유세단을 조직해 민권 유린에 앞장서면서 문학인의 양식과 양심을 스스로 저버렸다. 결과적으로는 3·15의거와 4·19혁명 때 희생당한 사람들을 가해한 ‘드러나지 않은 살인공범’이다. 그러면서 의거를 두고서 “시위가 확대되면 이적의 결과”가 될 것이라는 둥 마산시민을 용공분자로 몰면서 정당한 분노를 기만한 사람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당대의 문인들이 ‘비민주적 정치세력에 가담한 문학자로서 위대한 문학자가 없다’고 단언하면서 문학인 스스로가 노산을 위시한 유세단의 일원들을 부끄러워했다. 오죽했으면 그들이 ‘썩은 지성에 방화하라’고까지 했겠는가? 더 걸작인 그의 행적은 새로 집권한 박정희 정권에 빌붙어 자신이 그렇게 부정했던 4·19혁명기념탑 비문을 쓰면서는 ‘민주제단에 피를 뿌린 186위의 젊은 혼들은 거룩한 수호신’이라고 뻔뻔한 칭송을 바쳤다. 뿐만 아니라 1980년 5월 광주에서 뿌린 피로써 정권을 장악한 전두환에게 ‘대통령의 당선을 경하드리며 강력한 지도자는 국민의 동반자‘라는 찬양의 글을 지어 아첨을 떨었다. 이런 이은상은 ‘가고파’의 시인이기 이전에 인의를 모르는 마산 출신의 전형적 기회주의자이며 마산사람의 자존을 더럽힌 배신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3·15아트센터 개관공연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면서 인내심을 가지고 최소한도의 ‘유감’만 표시했다. 언제 우리가 애국가를 부르지 말자 했는가? 그날 공연의 시간과 공간을 문제 삼은 것뿐이다. 다른 곳이 아닌 ‘3·15아트센터’에서, 그것도 개관 첫날부터 친일파 안익태의 ‘코리아환타지’와 기회주의적 범죄자 이은상의 가고파 노래가 연주되는 데 대해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산도 흠결이 있지만 김춘수와 김용호도 흠결이 있는데 유독 노산만을 왜 문제로 삼느냐는 물귀신 같은 논법도 비겁하다. 알다시피 우리 단체는 문학단체가 아니라 민주화운동의 기념사업을 통해 의거정신을 기리고 계승하는 일을 하는 단체이다. 60년 그날 김춘수와 김용호는 시로써 의거의 대열에 합류했고 그 참상을 고발하였기에 당연히 우리 사업회가 기억하는 것이다. 생각건대 씨는 성명원문조차 읽지 않고 감히 글을 썼거나 아니면 글에 대한 독해능력에 심각한 장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도 아니면 중언부언 떠들면서 ‘좋은 게 좋다’는 영혼 없는 사고방식을 보일 뿐이다.

    또한 남의 단체를 통째 매도하려면 정확한 이름이라도 불러야 할 것이 아닌가. 시종일관 ‘3·15기념사업회’가 뭔가? ‘3·15부정선거기념사업회’인가, 아니면 ‘3·15의거기념사업회’를 부정하는 것인가? ‘용서와 사랑’ 운운은 더 기가 막힌다. 3·15영령들께, 아직도 눈 뜨고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날 이때까지 이은상 본인이나 후손이나 그를 추앙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누군가가 반성과 사죄의 말 한마디 없었다. 남의 글을 제대로 읽은 뒤 비판하고, 죄를 사죄하고 용서와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이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니겠는가.

    우리 사업회에 대하여 ‘권력화’ 운운하며, ‘허공에 비판의 칼날을 휘두르는 단체’라니 방자하고 가소롭다. 3·15의거 기념 백일장 심사위원으로 참석하고, 광주의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불렀던 ‘희망의 날개 펼쳐 내일로 가자’라는 가사를 만든 씨의 얼굴과 죽은 노산의 행적이 겹쳐지고 있다는 것을 ‘그대여’ 알고 있는가. 역사의 거울에 비춰 누가 진정 부끄럽지 않은지 우선 생각해 보는 것이 도리에 ‘맞지 않을까’.

    남 기 문

    3·15의거기념사업회

    사무차장

    ※여론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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