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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0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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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의 `명암' 중개업소는 `썰렁' 자격학원은 `성업'

  • 기사입력 : 2005-08-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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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소 난립, 부동산 대책으로 거래 줄어

    1년새 도내 20% 717곳 문 닫아

    "자격증 따고 보자" 전문학원 `문전성시'

    예비 수험생 20~30만 대기 열기 여전


      “최근 찾는 사람이 없어 개점 휴업상태나 마찬가집니다.”(현직 중개업자 김모씨) “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공인중개사 수험생 이모씨)

      부동산중개업에 대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과 업소의 난립으로 경영난에 봉착. 폐업을 하는 중개업소들이 속출하고 있는 반면 신규 창업과 함께 학원가에서는 무더위도 잊은채 공인중개사 자격을 따기 위한 공부 열기가 뜨겁다.

     

    ▲부동산중개업소 죽을 맛=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거래가 절반 이상 줄어든 상태에서 다시 최대 5년간 전매제한을 하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갑니까.”
    지난 10일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내 토지에 대해 추가적인 대책이 발표된 후 창원 북면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북면·동읍·대산 등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토지시장이 얼어붙은 창원은 아파트시장도 주택거래신고지역 지정 등의 각종 대책이 쏟아지면서 거래가 거의 없기는 마찬가지다.

      창원 외에도 39사 이전 예정지인 함안 군북면 일대. 해군교육사령부 이전지로 거론되는 고성군 마암면 일대 등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곳 일대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거래가 활발했던 곳은 대부분 각종 부동산대책의 영향을 받게 되면서 부동산중개업자들의 설자리가 없어지고 있다.
      부동산 규제를 받지 않는 지역의 주택시장도 경기위축에다 신규 수요에 비해 아파트 공급물량이 많아 매기가 거의 형성되지 않고 있다.

      김해지역 중개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장유와 김해지역에 아파트 공급이 많이 이뤄지면서 신규아파트의 거래가 일부 형성되고 있지만 기존 아파트는 수요가 거의 없다”며 “대부분 다른 지역도 비슷한 사정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작 문제는 이같은 외형적인 요소보다 시장 규모에 비해 중개업소가 너무 난립됐다는 것이다. 부동산시장이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한 지난 2000년말 1천755개이던 도내 부동산중개업소는 2002년말 2천155개. 2003년말 2천737개. 2004년말 3천113개. 2005년 7월말 현재 3천500여개로 최근 몇년새 무려 2배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업체 난립에다 각종 부동산대책 등으로 지난 7월31일 기준으로 1년 사이 도내에 전체의 20%인 717개 업소가 폐업(타·시도 이전 포함)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년새 신규로 등록한 업소는 1천119개로 폐업과 창업이 반복되고 있다.

      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 경남지부 정지욱 과장은 “업체가 과다하게 난립된 상태에서 너도 나도 중개업계로 뛰어들고 있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명용기자 mylee@knnews.co.kr

    ▲공인중개사 자격증따기 열풍 여전=  12일 오후 창원 모고시학원. 아직 더위가 가시지 않은 한여름이지만 오는 10월 30일 치르는 제16회 공인중개사 시험을 앞두고 강의실을 찾은 수강생들이 강사의 한마디를 놓칠세라 모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무더위를 잊은 사람들이다.

      이채롭게도 수험생들의 연령이 파릇파릇한 20대에서 머리가 희끗한 60대까지 다양하다. 특히 예전과는 달리 가정주부들의 모습이 절반 가량을 차지할 만큼 눈에 띄게 늘어났다. 부동산업계에서 앞으로 공인중개사는 주부들이 부업으로 가장 선호하는 직업이 될 것이라는 말이 빈말로 다가오지 않는다.
    가장 많은 층은 20대의 젊은이들이다.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고 청년실업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일단 자격증이라도 따고 보자는 젊은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창원 명곡동 황모(38·여)씨는 지난해부터 2년 동안 공인중개사 시험을 위해 고시학원을 다니고 있다. 2명의 자녀를 둔 전업주부지만 고교동창 4명이 공인중개사를 하고 있다는 말에 가게 창업을 포기하고 시험을 준비중이다. 지난해 준비없이 덤볐다가 보기 좋게 탈락했지만 올해는 기대가 넘친다.

      공무원 박모(45)씨는 퇴직후의 미래설계와 더불어 투잡까지 꿈꾸며 틈틈이 시험준비를 하고 있다. 수십만원을 주고 교재를 구입해 독학을 했지만 별 소득이 없어 야간반에 다닌지 1년째다. 동료직원들 사이에서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없으면 바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인기 상종가를 치고 있다.

      또 지난 수년동안 공인중개사 열풍에 힘입어 공인중개사 과정 전문학원과 인터넷 사이트도 대폭 늘어났다.
      도내에도 창원 4군데를 비롯해 마산 김해 등지에 10여개의 학원이 공인중개사 과정을 개설해 놓고 학원마다 200~400여명의 수강생들이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공인중개사 수강과정도 편승. 랜드스쿨 등 온라인 강의를 전문으로 하는 사이트들이 늘어나며 집에서 개인적으로 공부하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학원 관계자들은 최근 부동산 종합대책이 나올 만큼 부동산 열기가 식어가는 등 주변 여건이 예전만 못해 수강생들이 다소 주는 현상이라면서도 여전히 예비수험생이 20만~30만명이 대기 중인 만큼 공인중개사 열풍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이명용 이현근기자 san@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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