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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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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투신사보유 채권 무제한 매입 배경 의미

  • 기사입력 : 1999-09-04 00:00:00
  •   
  •  정부가 은행권에 대해 투신사에서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직접, 제한없이
    매입하도록 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이는 두말할 것도 없이 투신사의 채권매입 여력을 확충함으로써 대우사
    태 이후 실세금리가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불안국면을 보이고 있
    는 자금시장을 안정시키려는 데 있다.

     ▲투신보유 채권 무제한 매입 배경 = 정부는 대우사태로 투신사 수익증권
    의 환매사태가 빚어지자 대우채권의 환매제한 조치를 업계 자율결의 형식으
    로 취하면서 투신사에 대해 환매에 응하기 위한 유동성을 은행의 RP(환매조
    건부채권) 매입방식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은행권이 RP지원 조건을 당초 정부가 발표했던 것과 다르게 내놓
    음에 따라 투신권이 반발, 자금지원이 저조했다. 지원실적은 지난 1일까지
    7천억원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RP지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
    려지면 투자자들이 투신사의 자금사정이 악화된 것으로 판단, 환매사태를
    빚을 것을 우려한 투신사들이 지원받기를 꺼려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지원조건으로 투신권은 콜금리에 0.5%포인트를 더한 수준의 금리
    로 하고 채권담보방식은 질권설정방식으로 할 것을 요구했으나 은행권은 콜
    금리보다 높은 양도성예금증서(CD) 수익률에 0.5%포인트를 더한 수준으로
    하고 담보도 소유권 이전방식으로 할 것을 주장했다.

     이같은 이견이 지금까지 해소되지 못함에 따라 투신사들은 보유하고 있
    는 채권을 시장에 내다팔아 유동성을 확보하게 됐고 최대의 채권매입세력
    인 이들의 채권 매입여력이 약화됨에 따라 회사채 유통수익률은 연일 치솟
    게 됐다.

     3일 자금시장에서는 3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전날보다 0.08%포인트
    오른연 10.41%로 마감됐다. 이는 지난 1일 연중 최고치에 도달한 이후 이틀
    째 연중 최고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지난해 10월8일 이후 약 11개월만에 가
    장 높은 수준이다.

     ▲투신사 매입여력 최악수준 = 대우사태 이후 투신사의 수익증권 환매가
    지속되면서 은행으로부터의 자금지원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함에 따라 투
    신사들의 채권매도가 계속됐다. 투신사들은 지난 8월 이후 수탁고 감소가
    공사채형을 중심으로 20조원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신사들
    은 이에 따라 환매자금 마련을 위해 채권을 내다팔아 지난달 하순부터 지금
    까지 매일 2천억∼3천억원의 채권 순매도를기록하고 있다.

     ▲자금흐름 악순환 고리 끊는다 = 이같이 직접금융시장이 얼어붙자 회사
    채나 기업어음 신규발행은 물론 만기분을 상환하기 위한 차환발행도 어려워
    졌고 이에 따라 중견기업들까지 심한 자금압박을 받게됐다.
     대우사태의 파장이 협력업체들 뿐만 아니라 다른 일반기업들에게 까지 확
    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자금난이 지속되면 시장에 불안감이 확산돼 자금시장이 악순환에
    빠지고 또다시 기업들의 연쇄부도 사태로 연결되기 때문에 악순환의 출발점
    인 투신사에서 부터 끊겠다는 것이다.

     투신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국·공채와 A등급 이상의 우량 회사채는 모두
    9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은행이 투신사들이 필요한 만큼 무제한 매입,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
    함으로써 채권 매수여력을 확충시키고 금리인상을 억제, 금융시장 불안의
    화근을 제거한다는 것이 정부의 전략이다.
     이번에는 은행들이 정부의 의지에 따라 적극적으로 투신사에 대해 자금
    을 지원하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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