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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4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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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日 플루토늄 수송 안전한가

  • 기사입력 : 1999-07-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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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이 그들의 核발전 연료로 사용키 위해 영국과 프랑스에서 재처리한
    플루토늄 466㎏을 포함한 혼합핵연료(MOX) 10t을 영국 수송선 2척에 나누
    어 싣고 일본을 향해 출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송선 가운데 ‘퍼시픽
    틸’호는 지난 21일 오후 4시45분(현지시간)경 프랑스 셰르부르항을 떠났으
    며, 아일랜드 남쪽 해역에 머물고 있는 또 한 척의 ‘퍼시픽 핀테일’호와
    합류해 모종의 해상로를 따라 항해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플루토늄
    을 실은 선박 가운데 한 척이 오는 9월말께 대한해협 공해상을 통과해 關西
    지역에 있는 다카야마 核발전소에 하역할 것이란 우려이다. 플루토늄 수송
    과 관련, 일본은 환경영향평가를 전혀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해상 주변
    국들에게 수송경로는 물론 일정조차 비밀로 하고 있다. 플루토늄은 단 1g
    만 유출된다고 해도 100만명이란 엄청난 수의 사람이 폐암에 걸리게 되는
    실로 가공할 맹독성 물질이다. 만약 이 물질이 운송도중 부주의나 돌발적
    인 천재로 인해 유출된다면 실로상상을 초월한 대재앙을 부르게 된다는 것
    은 不問可知다. 물론 일본은 안전장치와 수단을 완벽하게 갖추었다고 말하
    겠지만 반입사실조차도 밝히기를 꺼리는 그들이 아닌가.

    영국 BBC방송에 의하면 핵연료 운반 임무를 수행중인 두 척의 배에는 해
    적이나 테러단체의 공격에 대비해 영국 특수경호대원 26명이 승선했으며
    30㎜포 3문도 장착돼 있다고 한다. 영국 화물선이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무
    장하는 사례는 2차대전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는 설명이다. 완벽한 안전을
    기하기 위해서는 영국 해군 호위함의 호위를 받아야 하지만 비용이 많이 소
    요되기 때문에 수송선 내에 경호원 배치와 함포무장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불의의 사고 발생시 그만큼 위험도가 높아질 수밖
    에 없다. 예를 들어 육지와 멀리 떨어진 絶海에서 테러집단이나 대규모 무
    장해상폭력단(해적)을 만나 교전을 벌인다고 가정해 볼 때 플루토늄의 안전
    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까하는 점이다. 상호 총격 내지 포격을 가한다면
    피차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며 이렇게 되면 플루토늄의 대량 유출이란 대
    재앙이 초래될 수도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대한해협 공해상을 지나갈 때
    사고가 발생한다면 그 피해가직접 한반도 남단 전역에 미칠 수밖에 없다.
    상상하기조차 끔찍한 일이다. 일본이 반입하는 446㎏의 플루토늄은 核폭탄
    60개를 제조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이라 한다. 만일 이것이 운송도중 테러단
    체들에게 탈취당하게 되면 3주 이내에 핵무기를 생산할 수도 있다고 그린피
    스는 경고한다.

    지난 92년에도 일본은 무려 1.6t에 달하는 플루토늄을 유럽에서 반입한
    바 있으며 그 당시 북한, 호주, 홍콩, 인도네시아 등 세계 54개국으로부터
    항의를 받은바 있다. 그 때 우리정부는 별다른 반대의사를 표명하지 않았었
    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부차원에서 대한해협을 통한 수송을 절대 반대하는
    의사를 분명히 일본측에 전달해야만 한다. 외교적 경로를 통해 강력하게 항
    의하여 대한해협 통과자체를 무산시키는 것이 시급하다.

    이 시점에서 신중히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은 왜 일본이 그렇게 많은 양
    의 플루토늄을 반입하고 있는가하는 점이다. 물론 혼합핵연료(MOX)에 포함
    된 플루토늄 가운데 분열할 수 있는 성분의 순도는 70% 정도이며 핵폭탄을
    제조하려면 순도 90%이상 돼야 하기 때문에 반입 플루토늄으로는 핵무기를
    만들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하지만, 과연 이 플루토늄이 일본의 핵무기
    개발용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지는 세심하게 검토해 보아야 옳다.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수년전부터 아시아 몇몇 나라들로부
    터 제기돼 왔지만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강대국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 게 사
    실이다. 미국은 북한의 핵무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민감하면
    서 일본의 경우에는 너무나 관대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 같다. 일본의 국
    력과 과학기술력으로 볼 때 그들이 마음 먹기에 따라 핵무기 개발이 가능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따라서 일본은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하
    기 위해서라도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플루토늄 총량을 국제원자력기구에 성
    실하게 신고해야 할 것으로 본다.

    그들은 지난 97년에 플루토늄 보유총량을 68.9t이라고 보고한바 있다.
    97년말을 기준으로하여 일본은 54基의 원전을 운용하고 있으며 원전 의존율
    은 36%라고 한다. 화산과 지진의 나라 일본이 왜 그토록 핵발전에 집착하는
    지 이해하기 힘들다. 만의 하나 지진에 의해 일본의 核발전소가 파괴된다
    면 핵유출에 의한 그 일차적인 대재앙은 일본과 한국이 받게 될 것이며 동
    시에 세계의 모든 나라가 그 피해로부터 벗어날 수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일본은 향후 원전 의존율을 낮추어 나감으로써 플루토늄 사용량을 획기적으
    로 줄여나가는 등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만 할 것이다.
    묵진숙(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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