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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4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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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재선 승리와 이회창체제

  • 기사입력 : 1999-06-04 00:00:00
  •   
  •  한나라당은 6·3 재선거 두 곳에서 모두 승리함으로써 정치현안이 산적
    한 여름정국에서 일단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수 있는 계기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송파갑 재선에 출마한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압도적 득표율로 원내
    진입에 성공함에 따라 당 총재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는 것은 물론, 정국
    대응에 있어서도 한결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됐다.

     대선패배 이후 여권의 계속된 「흔들기」와 당내 비주류의 견제 등 당내
    외적으로 입지가 불안정했던 그는 이번 승리로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국운영에 있어서도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
    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우선 이번 재선 승리의 여세를 몰아 李총재를 중심
    으로 「옷 로비」 의혹 사건에 대한 대여 공세를 강화함으로써 정국의 주도
    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나아가 국민회의의 전국정당화 모색, 여당의 내각제 문제 해
    결 등 불안정하게 전개되고 있는 향후 정국 지형도를 유리하게 그려나가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번 재선의 성과는 무엇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DJP 공조」
    및 그 구체적 형태인 연합공천의 위력에 미리 가위눌려온 수도권 의원들의
    이탈 조짐을 수그러들게 하는 효과를 가져왔다는데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권이 상정하고 있는 정계개편이 한나라당의 분열을 전제로 한 것이고,
    분열의 조짐이 수도권 의원들로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수도
    권 의원들의 안정은 곧 여권의 정계개편 위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
    다.

     이와함께 李총재가 원내에 진입하게 됐다는 점도 그의 당내 지도력 강화
    에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는 데 당내외 분석이 일치하고 있다.
     무엇보다 李총재에게 지속적인 견제구를 던져온 당내 비주류의 입지 위축
    이 불을 보듯 뻔한데다 내년 총선을 1년도 남겨놓고 있지 않은 만큼 한나라
    당이 곧바로 李총재를 중심으로 한 총선체제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에서
    다.

     그간 李총재의 리더십을 집요하게 흔들며 「거사설」을 흘려온 비주류측
    이 벌써부터 『내년 총선까지는 (한나라당에) 큰 변화가 없지 않겠느냐』
    고 한발짝 물러서는 것도 이런 기류를 반영하고 있다.

     李총재의 한 측근은 『앞으로 우리 당은 야당의 목소리와 민심의 현주소
    를 외면한 여권을 압박해 나가면서 이번 선거승리의 여세를 내년 총선까지
    몰아가는 전방위전략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해 이번 재선결과가 李총
    재의 당운영방향에 커다란 전환점이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소선거구제 당론에도 불구, 중·대선거구제에 끌리고 있는 당내
    일부세력의 동요가 쉽게 가라앉을지는 미지수이고, 활발한 행보에 나선 김
    영삼(金泳三)전대통령과 5공세력 등의 움직임도 한나라당의 보폭을 제한하
    는 강력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李총재체제의 한나라당은 여러가지
    의미에서 새로운 실험에 들어가고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여기에 이번 재선승리와 원내 진입으로 李총재의 위상이 한결 강화된 것
    은 사실이지만 정치인으로서의 포용력이나 협상력에 문제점이 있다는 평가
    를 받고 있고, 그의 정치력이 아직은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없
    지 않아 향후 李총재의 정국 운영 능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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