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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8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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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토박이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206)

- 셈하다 날마다 밝기

  • 기사입력 : 2024-03-20 08: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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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움=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셈본 6-2’의 108쪽부터 109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108쪽 둘째 줄에 ‘가정에서 쓰는’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가정(家庭)’이라는 말은 토박이말이 아니지만 109쪽 아홉째 줄에 있는 ‘집’이라는 토박이말로 갈음해 썼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뒤에 있는 ‘쓰는’은 요즘에 다른 곳에서 ‘사용(使用)하는’이라는 말을 쓰는데 그렇지 않고 쉬운 말을 써 주어서 좋았습니다.

    셋째 줄에 나오는 ‘내기도’와 넷째 줄에 있는 ‘내게’는 ‘내다’라는 토박이말과 이어지는 말이라서 반가웠습니다. 앞서 ‘요금(料金)’을 ‘삯’이라는 토박이말을 쓰면 더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요즘도 흔히 ‘요금’을 ‘납부(納付)하다’는 말을 많이 쓰는데 옛날 배움책과 같이 쉬운 ‘내다’를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섯째 줄에 나온 ‘재는’은 토박이말 ‘재다’에서 온 말인데 흔히 쓰는 ‘측정(測定)하다’는 말을 쓰지 않아서 참 좋았습니다. 일곱째 줄에 있는 ‘전등알’은 ‘전등(電燈)’+‘알’의 짜임으로 요즘 많이 쓰는 ‘전구(電球)’와 같은 말입니다. 여기 나온 ‘알’을 『표준국어대사전』에 찾아보면 여러 가지 뜻으로 쓰는데 그 가운데 ‘전구(電球)’와 같은 뜻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냥 ‘전등알’, ‘전구’라고 하지 않고 그냥 ‘알’이라고 해도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다른 알과 헷갈린다면 ‘닭의 알’을 ‘달걀’이라고 하고 ‘새의 알’은 ‘새알’이라고 하는 것처럼 ‘빛을 내는 알’이기 때문에 ‘빛알’이라고 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여덟째 줄과 아홉째 줄에 걸쳐 ‘글자가 씌여 있다’는 말이 나오는데 ‘씌여 있다’는 말은 요즘 맞춤법에 따르면 ‘씌어 있다’ 또는 ‘쓰여 있다’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 다음 줄에 있는 ‘동안’이라는 말도 ‘켜다’는 말도 토박이말이라서 좋았습니다.

    열둘째 줄에 있는 ‘셈할 때에는’도 쉬운 토박이말이라서 반가웠습니다. 요즘에도 ‘계산(計算)하다’를 많이 쓰고 더 어려운 말을 즐기는 사람은 ‘계산 시에는’과 같은 말을 쓰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말을 한자를 밝혀 적자면 ‘계산(計算) 시(時)에는’이 될 텐데 굳이 이런 말을 쓸 까닭이 없고 쉽게 ‘셈할 때에는’이라고 쓰면 된다는 것을 옛날 배움책이 똑똑히 보여 주어서 좋습니다.

    109쪽 첫째 줄부터 둘째 줄에 걸쳐서 나오고 넷째 줄에 되풀이해 나오는 ‘쓰면’과 ‘쓰이는’도 토박이말이라 좋았고 셋째 줄에 있는 ‘날마다’도 요즘 다른 곳에서 많이 쓰는 ‘매일(每日)’이 아니라서 참 좋았습니다. 여섯째 줄에 나오는 ‘밝기’도 ‘밝다’의 ‘밝’에 ‘기’를 더한 토박이말입니다.

    맨 마지막 줄에는 ‘단기 4284년’이 나오는데 앞서 몇 차례 말씀드렸듯이 옛날 책을 만들 때에는 ‘서기(西紀)’를 쓰지 않고 ‘단기(檀紀)’를 썼습니다. 단기 ‘4284년’은 서기로는 ‘1951년’입니다. 저는 우리 아이들이 ‘서기’도 알고 ‘단기’도 알게 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처럼 옛날 배움책에 나오는 것들을 가지고 좀 더 나은 배움책을 만드는 쪽으로 힘과 슬기를 모아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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