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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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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발언대] 컴컴한 한국 축구- 박준영(디지털미디어국)

  • 기사입력 : 2024-02-19 20: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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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년, 그때의 함성과 뜨거웠던 열기는 찾을 수 없었다. 2023 AFC 아시안컵이 아쉬움으로 막을 내렸지만 여전히 축구판은 잡음이 흘러넘친다. 승패와 상관없이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강렬한 인상을 줬던 2002 한·일 월드컵 때와 같은 전율은 없었다. 2002 월드컵 당시에는 하루하루가 축제 분위기였고 축구 이야기로 온 나라가 뒤덮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현재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아시안컵 결과를 떠나 팀원 간 불화설까지 더해졌다. 아시안컵 기간 한국축구대표팀 내에서 손흥민과 이강인의 대립을 비롯한 선수단 간의 갈등이 있었다는 내용이 알려졌다. 비난의 화살들은 이강인에게 향했고 이강인은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수없이 쏟아지는 비난들이 과연 이강인에게 향하는 것이 맞을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축구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수장에게 책임 있다고 생각한다. 감독이라는 자리는 단순히 시합을 이끌 방향만을 추구하면 안 된다. 결과에 따라 혹은 선수단에서 일어나는 일에 있어 책임져야 하는 위치이기에 감독으로서 이번 사태의 결말을 맺어야 했다. 또한 대한축구협회 역시 한국 축구의 전반적인 부분을 책임지는 곳이다. 이 중에서도 협회장인 정몽규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협회는 선수단의 불화설을 빠르게 인정하며 팬들의 갈등을 키웠고, 선수 보호보다는 방관을 택했다. 사태가 수습되지 않으면서 선수들 간의 문제는 확대됐고,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책임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감독과 협회장 자리에 앉아 있는 이들이지만 이번 일에 있어 안일했다. 그때와 지금 다른 점은 무엇일까. 책임자들의 무책임이지 않나 싶다.

    여기에서 최대 피해자는 누구일까. 한국 축구를 응원하고 사랑하는 팬들이다. 그저 선수들을 응원하고 경기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는 2002년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뒤 세계적인 선수들이 등장하며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한국 축구에 대한 위상이 드높아졌고 전력 역시 한층 강해졌다. 그러나 책임자들의 회피로 인해 일어나서는 안 될 일들이 벌어졌고 가장 큰 피해는 팬들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협회는 한시라도 빨리 대표팀을 하나로 모으는 데 노력하며 ‘마녀사냥’식 비판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고 팬들이 입은 상처를 수습하는 것에 주력하기 바란다.

    박준영(디지털미디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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