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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9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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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자동화 넘어 기획·생산·유통 전반 디지털 전환 시도

[경제기획] 경남 디지털 전환

  • 기사입력 : 2024-02-18 21:3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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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년 전부터 산업계에는 정보통신 기술을 제품 생산과 유통 전반에 적용하는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불었다. 최근에는 이 변화가 더 구체화돼 디지털 전환(DX, Digital Transformation)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부가가치 창출 방식이 과거에는 고품질·고기능 제품을 통해 이뤄졌다면 이제는 데이터와 AI(인공지능)에 기반한 혁신 제품과 서비스가 더 큰 가치를 창출하고 있어서다. 특히 기계, 조선, 자동차, 방산, 항공 등 경남의 주력 산업은 과거의 방식으로는 성장 한계에 직면하고 있어 가치사슬 전반의 융합을 통한 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경남테크노파크(원장 김정환, 이하 경남TP)와 한국전자기술연구원(원장 신희동, KETI), 경남도는 산업 디지털 전환 확산 지원체계 구축 사업을 통해 경남지역 주력 산업과 미래 산업 업종의 디지털 전환 촉진을 추진하고 있다. 경남의 현재 디지털 전환 동향을 살펴보고 이 사업의 성과와 함께 지역 기업들이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지난해 11월 열린 ‘경남 산업 디지털 전환 협업지원센터’ 개소식에서 참석자들이 센터 현황 설명을 듣고 있다./경남TP/
    지난해 11월 열린 ‘경남 산업 디지털 전환 협업지원센터’ 개소식에서 참석자들이 센터 현황 설명을 듣고 있다./경남TP/


    협업 통한 디지털 전환 필요성

    경남 주력산업 경쟁 심화 지속 성장 한계
    지식서비스 산업과 네트워크 연결 낮아
    경남TP·도 ‘디지털 지원체계 구축’ 착수


    ◇협업을 통한 디지털 전환 필요성= 경남의 산업단지는 제조업 최대 집적지로 지능형 생산 기계, 방산, 항공산업, 초정밀 기계 부품 등의 주력 산업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산업은 국가 차원에서도 중요성이 높으나 세계 시장 점유율 하락과 경쟁 심화로 지속적인 성장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기업들은 자체 투자와 정부·지자체 지원 등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신규 설비 등을 도입해 변화를 도모했다. 그럼에도 이런 노력이 개별적으로 이뤄지며 기획·생산·유통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이룩하기는 어려웠다.

    경남TP의 분석에 따르면 경남지역 1차 금속(기계), 금속가공, 방산, 항공 등 주력 제조업 분야의 연결은 활성화돼 있으나 전자부품, 통신장비 제조업(IT 관련 산업), 전문과학, 기술서비스 등과 같은 지식서비스 산업과의 네트워크 연결 정도는 낮다.

    이런 난점을 극복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 ‘산업 디지털 전환 확산 지원체계 구축’ 사업이다. 경남TP, 한국전자기술연구원은 경남도, 창원시, 김해시의 지원을 받아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자본, 파트너사, 공급사, 고객 간 협력적 네트워크 활동이 아닌 협업 관계의 확장을 추진하기 위해 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데이터 기반의 협력 연결 등 가치사슬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특히 민관이 공동으로 민간 데이터·AI를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와 생태계를 조성해 경남 지역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향상시킨다는 전략이다.

    지난 16일 그랜드 머큐어앰배서더 창원에서 경남 디지털전환(DX) 선도과제 발굴 성과보고회가 열려 오준철 경남DX기술연구조합 대표의 연구 결과 발표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16일 그랜드 머큐어앰배서더 창원에서 경남 디지털전환(DX) 선도과제 발굴 성과보고회가 열려 오준철 경남DX기술연구조합 대표의 연구 결과 발표가 진행되고 있다.

    ◇경남 산업 디지털 전환 가능성=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우선 기초 단계인 스마트공장이 구축돼 있어야 한다. 경남TP 자료에 따르면 경남에 스마트공장이 도입된 기업은 2019년부터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4~2018년 4년간 경남에 스마트공장이 도입된 기업 수는 890개 사이고 이후 2019~2022년에는 2121개 사에 스마트공장이 도입됐다. 2019년을 기준으로 전후 4년을 비교하면 1231개 사가 증가했다. 2014~2022년 전체 3011개 사에 스마트공장이 도입돼 전국(2만8538개 사) 대비 10.6%를 차지하고 있다.

    도내 지역별로 살펴보면 김해시가 915개 사로 가장 많고, 창원시 888개 사, 양산시 393개 사, 함안군 200개 사, 진주시 164개 사, 사천시 101개 사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소노캄 거제에서 경남 디지털 전환 얼라이언스 발족식이 열려 위촉된 위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경남TP/
    지난해 11월 소노캄 거제에서 경남 디지털 전환 얼라이언스 발족식이 열려 위촉된 위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경남TP/


    협업지원센터 역할

    창원 전자기술연구원에 지난해 11월 개소
    기업 디지털 전환 전략 수립·컨설팅 지원
    산·학·연 기술 혁신, 최신 기술 시연·검증도


    ◇협업지원센터 역할= 지난해 11월 개소한 ‘경남 산업 디지털 전환 협업지원센터’(이하 협업지원센터)는 디지털 전환 사업을 추진하는 종합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경남도는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의 비수도권 대상 처음으로 ‘산업 디지털 전환 협업지원센터 지정’ 공모에 선정돼 창원시 의창구 팔룡동 소재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동남권본부에 협업지원센터를 개소했다.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과 경남TP가 수행기관으로 참여해 2027년까지 5년간 50억원이 투입돼 사업이 진행된다.

    협업지원센터는 기업 맞춤형으로 디지털 전환 협업을 촉진할 종합 지원센터 역할을 펼치고 있다. 구체적으로 △기업의 디지털 전환 전략 수립과 컨설팅 △산업 디지털 전환 협의체 구축·운영 △신규 디지털 전환 사업기획, 유치지원 △디지털 전환 포럼·세미나 개최 등을 수행한다.

    협업지원센터에는 전문인력이 상주하며 △공급기업의 기술·서비스 발굴 △수요기업의 현장 애로사항 접수 △수요-공급기업 매칭·네트워킹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한국전자기술연구원의 기술 컨설팅과 노하우 전파도 이뤄진다. 이를 통해 기업 현장의 디지털 전환 어려움 해소가 가능한 실증 R&D를 확산하고 최신 기술 시연·검증을 위한 개념증명(POC)도 추진한다. 센터 공간은 협업 라운지, 회의 공간으로 활용해 산·학·연의 기술 혁신 활동이 가능하다.

    지난해 11월 창원 의창구 팔룡동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동남권본부에서 ‘경남 산업 디지털 전환 협업지원센터’ 개소식이 열려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경남도/
    지난해 11월 창원 의창구 팔룡동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동남권본부에서 ‘경남 산업 디지털 전환 협업지원센터’ 개소식이 열려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경남도/

    ◇디지털 전환 얼라이언스= 협업지원센터는 경남의 주요 산·학·연과 함께 경남 주력업종별 디지털 전환 내재화 전략 수립을 위한 민간 중심의 연합체인 ‘디지털 전환 얼라이언스’(이하 얼라이언스)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얼라이언스는 경남 특화산업의 디지털 전환 확산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공급-수요기업을 발굴하고 정기 네트워크를 진행해 경남 주력 업종별 기업 중심으로 산업 디지털 전환이 자발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항공우주, 방위, 기계제조 3대 분과로 구성돼 있고 각 분과별 워킹그룹(연구회)을 7개 설치해 운영된다. 워킹그룹은 산·학·연 전문가 70여명으로 구성됐다. 이들 워킹그룹 전문가들은 분과별 주제에 맞는 디지털 전환 기술 수요를 도출하고 수요 맞춤형 선도과제를 발굴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발굴된 산업 디지털 전환 과제는 디지털 전환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책과제로 선정될 경우 사업화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유세현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본부장(협업지원센터장)은 “국내 최대의 제조업 집적지인 경남은 그간 국가산단을 중심으로 주력산업의 도약과 더불어 국가 경제의 성장을 견인해왔으나, 50년이 지난 현재 노후 산단에는 새로운 경쟁력 확보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며 “기술, 가격 등에서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디지털 전환이 핵심이다. 경남 디지털 전환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수요-공급기업과 전문인력들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또 산업 디지털 전환 협업지원센터를 통한 지원 확대로 디지털 혁신 기업이 끊임없이 탄생하는 역동적인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남도, 선도과제 정책 반영 추진

    산업현장 AI 기술 활용·선도과제 등 발굴
    사업화 기획해 정부 국비 신규사업 건의
    새 서비스·비즈니스 모델 업계 확산 기대


    ◇경남도, 선도과제 정책 반영 추진= 디지털 전환 얼라이언스가 발굴한 경남 디지털 전환 선도과제는 지난 16일 성과보고회를 통해 발표됐다. 경남TP, 한국전자기술연구원, 경남도 등은 이날 그랜드머큐어 앰배서더 창원에서 선도과제 발굴 성과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세현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본부장(협업지원센터장), 조유섭 경남테크노파크 본부장과 더불어 경남도, 창원시, 김해시, 경남지역 디지털 전환 수요·공급기업, 대학, 연구원 등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경남 주력산업 디지털 전환(DX) 선도과제 발굴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방향을 공동 모색했다.

    얼라이언스 연구회는 AI 기술이 산업 디지털 전환의 중심 기술로 급부상함에 따라 산업 현장의 AI 기술 활용과 관련된 선도과제를 집중 발굴했다. 연구회는 발굴된 21개의 후보과제 중에서 산업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 방산, 항공 등 경남 주력산업 관련 디지털 전환 선도과제 10건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선도과제들은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돼 추가 검토를 거쳐 정부사업과 정책에 반영될 예정이다. 경남도는 선제적으로 사업화를 기획해 내년도 산업부, 과기부, 방사청 등 정부 국비 신규사업으로 건의하거나 공모사업 대응에 준비할 예정이다.

    향후 연구회는 기업들과 소통하며 발굴 과제에 대해 내용을 구체화하고 지속적으로 추가 과제들을 발굴할 계획이다. 경남도는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와 지자체가 협력해 주력업종 내 공급망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의 성공 사례가 만들어질 수 있게 지속적인 얼라이언스 지원을 펼칠 예정이다. 여기서 발굴된 새로운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된다면 자발적 산업 디지털 혁신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류명현 경남도 산업국장은 “산업 디지털 전환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민간의 적극적인 도전과 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산업 파급효과가 큰 프로젝트를 국가 선도사업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정부 부처에 건의하고, 기업들이 현장에서 마주한 디지털 전환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기술의 디지털화를 넘어 제조 지능화, 신산업 발굴 등 혁신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조규홍 기자 hong@knnews.co.kr

    * 이 기사는 경남테크노파크의 협조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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