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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0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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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값 급등… 설 선물 사러 갔다 한숨만 쉬고 옵니다

설 앞두고 전통시장 가보니

  • 기사입력 : 2024-02-05 20:5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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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과 46.1·토마토 51.1·귤 45%
    작년 동월 대비 가격 크게 올라

    비싼 가격에 손님들 눈길 돌려
    장사 안돼 시장 상인들도 울상


    “지난해 1500개 준비했던 과일 선물 세트가 올해는 500개로 줄였어요. 그만큼 장사가 안된다는 거죠.”

    창원 반송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노외순(64)씨는 설 명절을 맞아 준비한 선물 세트를 정리하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추석 전에 비가 많이 와 과일 작황이 좋지 않아져 값이 많이 비싸졌다. 대형마트보다는 저렴하지만, 손님들도 가격을 보면 비싸다고들 많이 한다”며 “과일값이 비싸다고들 하니 명절 선물로 과일보다는 공산품을 많이 하는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또 다른 상인은 “반송시장은 점심 식사를 하러 오는 손님들이 과일 가게도 찾아 그나마 좀 괜찮은 편인데 다른 시장은 올해 특히 더 힘들다고 한다”고 전했다.

    설을 앞둔 5일 창원시 성산구 반송시장. 과일가게 판매대에는 곱게 포장된 과일 세트들이 진열돼 있었다. 대다수 상점에 ‘설 제수 주문 받습니다’고 적힌 안내문이 걸려 있었다. 평일 오전임에도 손님들로 북적거렸지만, 상인들은 웃지 못했다. 일부 손님들이 판매대에 진열된 과일 세트를 보더니 “많이 비싸졌네” 하고 눈길을 돌리기도 했기 때문이다. 샤인머스캣과 한라봉 등은 사과와 배에 비해 비교적 저렴했다. 사과 선물 세트는 보통 7~8만원대였지만, 샤인머스캣은 2만5000원대로 구성됐다.

    설 명절을 앞두고 과일값이 치솟자, 소비자 부담은 커지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김영희(71)씨는 “과일값이 많이 비싸졌지만, 명절 때 손주들도 와 사긴 사야 한다”며 “예전에는 샤인머스캣이 고급 과일로 여겨졌을 때가 있는데 오늘 보니 다른 과일보다 비교적 저렴해 그걸 샀다. 그나마 대형마트보다는 시장이 싸서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진주에 거주하는 최유하(32)씨는 어린 자녀들을 위해 장을 볼 때 과일을 구매했지만, 요즘은 구매가 망설여진다. 그는 “아침에 사과를 깎아서 애들을 먹였는데 요즘에는 너무 비싸 살 엄두가 나지 않는다. 오렌지나 바나나를 대신 사지만, 이마저도 부담스러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설 명절을 나흘 앞둔 5일 함안군 가야시장 오일장에서 한 시민이 과일가게 앞을 지나가고 있다./김승권 기자/
    설 명절을 나흘 앞둔 5일 함안군 가야시장 오일장에서 한 시민이 과일가게 앞을 지나가고 있다./김승권 기자/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경남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 지수는 113.3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 올랐다. 공업제품 상승률은(1.6%) 전년 동월(6.2%) 대비 둔화했다. 반면, 농축수산물 상승률은(8.8%) 전년 동월(0.5%)보다 올랐다.

    특히 설명절에 영향이 큰 신선식품 지수는 상승세가 이어졌다. 신선식품 지수는 130.25로 전년 동월 대비 14.3% 올랐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8.8%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 사과(46.1%), 토마토(51.1%), 귤(45%), 파(50%)등이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일 창원 지역 사과 소매 가격은 후지 10개입 기준 2만9925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 2만2450원과 비교해 약 33% 오른 가격이다. 배 또한 오름세다. 창원지역 배 소매 가격은 신고 10개입 기준 3만4750원으로 1년 전 3만450원 대비 약 14% 올랐다.

    한편 농축산물 할인 지원을 위해 역대 최대 수준인 590억원 예산을 투입한 정부는 100억원을 추가하기로 했다. 정부가 1인당 2만원 한도로 30% 할인을 지원하고 참여업체가 추가로 할인 행사를 진행해 소비자는 최대 60%까지 할인된 가격에 농축산물을 구매할 수 있다.

    박준혁 기자 pjhn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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