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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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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만성 합병증 ‘당뇨발’] 당뇨 없는 세상에서 당당하게 걸으려면… 자나깨나 발조심!

  • 기사입력 : 2024-02-04 21:3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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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이 무감각해졌다는 느낌
    굳은살서 분비물 등 나오면
    지체 없이 전문의 찾아야

    전체 당뇨병 환자 중 25% 증상
    혈관 개통술·항생제 등으로 치료
    엄격한 혈당 관리·재발 방지 중요


    # A(65세·남) 씨는 약 일주일 전에 왼쪽 3번째 발가락 상처를 입었으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발가락이 검게 변한 상태로 외과 외래를 찾았다. 진찰을 받을 당시 이미 발바닥 전체의 심부 조직에 감염 및 괴사가 진행돼 패혈증과 절단 위험성이 높은 상태였고 반대편 발도 발끝 괴사가 시작되고 있었다. A씨는 다행히 약 3개월 입원해 치료하면서 혈관 개통술 및 항생제 치료, 엄격한 혈당 조절, 산소 치료 및 재활치료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현재는 다시 자가 보행을 하며 외래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노인 인구의 증가는 물론 젊은 층에서도 대사증후군을 앓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당뇨병 환자도 느는 추세다. 당뇨병은 처음에 진단받더라도 다른 질환처럼 당장에 큰 불편감을 느끼지는 않는다. 하지만, 당 관리가 잘되지 않은 채로 시간이 흐르면 눈과 심장, 콩팥과 발 등 우리 몸 구석구석에 각종 ‘합병증’을 일으킨다. 합병증이 무서운 이유는 높은 혈당으로 인해 합병증이 발현되면 대다수는 되돌리거나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이기 때문이다.


    당뇨병의 만성 합병증 중 하나가 당뇨발이다. 당뇨발은 당뇨병을 앓는 환자의 발에 생기는 신경병, 구조적 변형, 피부 못(굳은살과 티눈, 사마귀), 피부와 손톱·발톱의 변화, 궤양, 감염, 혈관 질환 등을 통칭한다. 발 부위에 난 창상이나 궤양 등을 일컫지만, 넓게는 궤양이 없더라도 궤양이 생길 위험성이 높은 상태부터 궤양이 발 전체로 번져 썩는 궤저까지, 당뇨로 인한 발 부위의 다양한 병변을 모두 ‘당뇨발’이라고 부를 수 있다.

    전체 당뇨병 환자 중에서 당뇨발 증상이 있는 환자는 약 25%로 추정된다. 말초동맥질환, 말초신경병증, 감염 등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하며, 대개 두 가지 이상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예를 들어 당뇨병 환자는 말초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높은데, 말초혈관질환을 앓으면 혈액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리 쪽 세포의 재생능력이 낮아진다. 혈액순환이 안 되고 감각이 둔화해 당뇨병성 신경병증까지 발생하면 상처가 잘 낫지 않아 궤양이 생기기 쉽다. 신경병증이 더 심해지면 발의 감각 손실이 커지면서 통증을 잘 못 느끼고, 무리한 압력을 주게 돼 발이 변형된다. 그러면 비정상적으로 압력을 받는 지점이 생겨서 발에 상처가 나고, 궤양으로 쉽게 발전한다. 또한, 자율신경병증(땀샘 등 체온조절 능력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이 있을 때도 피부보호 능력이 떨어져서 다리의 피부가 건조해지고, 그로 인해 피부 표면이 갈라져 궤양이 되기도 한다. 이 외에도 이전에 환자가 발에 궤양을 앓았던 과거력이 있다면 다시금 궤양이 생길 위험성이 평균 50%에 달한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는 발에 생기는 상처를 주의해야 하며, 발에 맞지 않는 신발, 무리한 운동이나 활동으로 인한 발바닥의 굳은살, 발 부위의 무리한 압력, 무좀, 흡연 등을 조심해야 한다. 궤양 부위에 반복적으로 압력이 가해지면 상처가 깊어지고 회복이 지연되기 때문에 궤양을 치료할 때도 압력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한편, 발 부위의 단순한 상처는 외래에서 가볍게 치료할 수 있으나 궤양이 있거나 괴사까지 동반됐다면 난치성 당뇨발에 대한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찾아 집중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단, 말초혈관질환은 당뇨발의 치료 결과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므로, 말초혈관질환으로 인한 국소 허혈(상처 부위에 말초혈관질환이 동반돼 혈류의 공급이 충분치 않은 상태)의 징후가 없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징후 검사 방법으로는 발목-상완 지수(ankle-brachial index; ABI)를 측정해볼 수 있다. 발목-상완 지수 측정(ABI)은 발목과 팔의 혈압을 동시에 측정해 비교하는데, 이때 검사 결과가 0.9보다 낮으면 하지의 말초혈관(폐색) 질환을 의심해 추가적인 검사 및 처치를 시행한다. 팔다리에 혈압계를 감는 방식으로 손쉽게 측정할 수 있고 비교적 정확도도 높아 폐색성 동맥경화증의 진단에 매우 유용하다.

    이와 같은 치료에도 불구하고 궤양이 지속되면 입원해 종합적이고 다학제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당뇨발 치료에 있어서 이러한 치료는 특히나 중요한데 왜냐하면 첫째,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드레싱은 물론 때때로 피부 이식이나 피판(피부판, 특정 혈관에 의존하는 조직판) 이식 치료가 필요할 수 있고, 둘째, 엄격한 혈당 조절이 필요하다. 셋째, 괴사가 동반된 경우가 많아 항생제 치료 및 발가락 또는 그 이상의 절단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넷째, 당뇨 환자는 만성콩팥병과 심장혈관질환을 동반한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내과적 치료가 충분히 제공돼야 한다. 다섯째, 기본적으로 당뇨발은 혈관에 대한 중점적인 치료 없이는 개선하기 어려워 혈관성형술 또는 우회술이 가능하면 시행돼야 한다. 여섯째, 당뇨발 환자의 치료 목표는 자가 보행과 같은 기능적 회복과 일상생활로의 복귀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재활치료가 요구된다. 이러한 종합적인 치료를 적절히 시행해도 치유가 잘되지 않는 경우는 고압산소치료와 같은 부가적인 치료가 동반된다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창원한마음병원에서는 난치성 당뇨발을 치료할 수 있는 의료진과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어 어려운 당뇨발 진료를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이점이다.

    창원한마음병원 외과 추원공 교수는 난치성 당뇨발 전문의로서 “당뇨병을 앓는 분들은 발이나 다리의 피부색에 변화가 있을 때, 발이 비정상적으로 차갑거나 뜨거운 증상, 발이 무감각해졌다는 느낌, 굳은살에서 악취가 나거나 분비물이 나올 때, 염증이나 궤양이 의심될 때는 지체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을 것을 권고한다”며 “다만, 당뇨발은 치료도 중요하지만, 재발 위험성이 높으므로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뇨발이 생기는 원인은 당뇨 환자에서 고혈당이 지속되면서 미세혈관에 손상이 누적되고, 그로 인한 신경병증 문제들이 연이어 발생하는 것이어서 혈당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당뇨병 환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혈당 관리’다. 당뇨발과 같은 합병증 예방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약물 복용과 더불어 개인의 식습관과 생활 습관 개선은 물론 혈당 관리 등이 중요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도움말= 추원공 창원한마음병원 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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