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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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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먹는 즐거움과 건강

김경은(창원파티마병원 재활치료실 작업치료사)

  • 기사입력 : 2024-01-22 08: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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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 생활의 3가지 기본 요소 의·식·주. 그 중 식(食)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아주 중요하다. 특히 요즘처럼 맛있는 음식이 다양한 세상에선 더욱 그럴 뿐 아니라, 함께 식사나 차를 마시는 등의 행위는 타인과 친밀감을 쌓는 방법이기도 하기에 ‘먹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중요하다. 그런데 좋아하는 음식을 먹지 못하거나, 음식을 먹는 것이 안전에 위협이 된다면 어떨까. '삼킴장애', '연하장애'가 바로 이러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연하장애란 음식물을 입으로 넣고 씹고 삼켜 위장으로 보내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입, 목, 식도 질환 또는 거식증이나 불안장애로 기인하기도 하지만 주로 노화, 뇌졸중, 파킨슨병 등의 질환을 겪는 사람들에서 나타날 수 있다.

    연하장애의 증상은 음식을 삼키기 어렵고, 식사 도중이나 후 기침과 사레, 목에 음식이 남아 있는 듯 이물감이 든다. 또 식사 후 쉰 목소리 등 목소리의 변화와 구강 밖으로 음식이 흐르거나, 음식물이 구강 내에 남아 충치, 구취를 유발할 수 있다. 식사에 어려움이 있다 보니 식욕 저하, 체중 감소도 자연히 뒤따르게 된다.

    일상의 불편과 제한적인 영양 섭취만이 연하장애가 야기하는 문제의 전부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음식물을 삼키면 식도를 통해 위장으로 이동하지만 연하장애가 있으면 음식물이 식도가 아닌 기도로 넘어가 폐까지 들어갈 위험이 크다. 폐에 음식물, 침 등에 포함된 균이 들어가 감염을 일으키면 ‘흡인성 폐렴’으로 인해 화농성 가래, 기침, 혈담,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손발 끝이나 입술이 파래지는 청색증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흡인성 폐렴은 뇌졸중, 치매, 파킨슨병과 같이 연하장애를 동반하는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나 노년 폐렴 환자의 주 사망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연하장애 여부의 확인과 연하과정 어디에서 문제가 발생하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재활의학과에서 비디오투시연하검사(VFSS, Video Fluoroscopic Swallowing Study)를 시행해볼 수 있으며,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개인의 상태에 맞는 구체적인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연하장애 환자의 재활을 돕기 위해 작업치료사는 가장 기본적으로 식사 자세 교육을 시행하는데, 음식을 삼킬 때 턱을 당기는 것만으로 음식물이 기도로 흡인되는 위험을 줄여줄 수 있다. 그 외에도 환자 개인의 상태에 따라 전기자극치료, 온도촉각자극치료, 쉐이커운동, 혀 및 구강운동 등의 치료를 통해 저하된 구강 감각과 반사신경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환자에게 맞는 안전한 식이 단계를 조절해주는 것 역시 중요하다. 연하장애 식이는 일반 식이와 달리 죽, 미음, 곱게 간 반찬 등 음식의 점도 및 형태를 환자 상태에 따라 조절해야 하며, 이후 기능의 회복 정도에 따라 점차 식이의 형태를 바꿔 나간다.

    연하장애는 비교적 흔한 질환임에도 이에 대해 무지하거나, 일시적인 증상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연하장애는 일상의 불편뿐 아니라 건강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으며, 특히 소아의 경우 성장과 발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세심한 관찰과 조기 적절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발생 원인과 지속 기간, 중증도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치료를 통해 먹는 즐거움을 되찾을 수 있으며, 연하장애가 의심되거나 고민인 분들은 더 늦지 않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적극적으로 치료로 먹는 즐거움과 건강 모두 놓치지 않길 바란다.

    김경은(창원파티마병원 재활치료실 작업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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