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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4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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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갤러리] 남치성 作 ‘log를 log하다’

  • 기사입력 : 2023-12-06 08: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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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무는 살아서도 죽어서도 우리에게 늘 아낌없이 그 무언가를 주고 있다. 살아서는 맛있는 열매를, 맑은 공기를, 자연 재해로부터 생명을 지켜주고, 죽어서는 기둥이 되기도 하고 가구가 되기도 하고 종이가 되기도 한다. 땔감으로 쓰이기도 하고, 타고 남은 재는 거름이 되기도 하며, 그리고 나에게는 중요한 도자기 유약의 원료가 되기도 한다.

    오늘도 흙을 만지고 나무를 다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예술작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 작업을 할 때 매우 행복할 것이다. 자연이 주는 최고의 선물들로 하는 작업이라면 더욱 그렇다. 도자기를 하면 할수록 흙과 나무는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걸 느낀다. 흙을 알아갈수록 나무에 대해서도 더 궁금해진다.

    나무는 사람과 닮았다. 껍질은 마치 우리의 얼굴과도 같아서 모두 각각의 생김새를 지닌다. 언뜻 무늬가 비슷해 보이지만 똑같이 생긴 나무가 없다.

    작품의 나무(도자) 표면은 사람의 몸을 표현하였고, 나무의 절단면, 즉 나이테는 사람의 의식을 표현하였다. 나무가 성장함에 따라 나이테가 새롭게 그려지는 것처럼 사람의 의식 또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차 넓고 커져 간다. 절단면 아래의 몸통 부분은 감춰져 있는 무의식에 해당한다. 나무의 질감, 무늬, 나이테를 흙의 물성을 이용하여 흙의 표면에 다양한 표현기법으로 ‘기록’한다는 방법으로 표출시켰다. 나무가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지, 그리고 인간과 얼마나 닮았는지를 흙을 통해서 표현하고자 하였다.

    남치성(창원·공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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