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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가야고분군, 살아있는 역사로 빗장을 열다- 서희봉(경남도의원)

  • 기사입력 : 2023-10-03 19:4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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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 25일은 가야고분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날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지 10년 만에 결정된 쾌거다. 가야고분군은 한반도 남부에 존재했던 가야를 대표하는 7개 고분군을 일컫는다. 경남에는 금관가야를 상징하는 김해 대성동고분군을 중심으로 함안 말이산,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성 송학동, 합천 옥전, 경북에는 고령 지산동, 전북에는 남원 유곡리·두락리고분군이 위치한다. 현대사회에서 고분군의 역사적 가치는 무엇일까. ‘고분’은 말 그대로 고대에 만들어진 무덤을 뜻한다. 단순히 오래된 무덤으로 치부할 수 있겠지만, 무덤의 군집이란 의미를 넘어 한 사회의 흥망성쇠를 보여주는 역사적 지표다. 고분군의 입지, 묘제, 부장품을 통해 당시 사용된 도구와 무기, 식생 등 고고학적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경남의 뿌리인 가야는 그간 삼국 위주의 고대사 연구로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다. 단편적 기록 외에 제대로 된 역사서가 없기 때문이다. 가야를 ‘잃어버린 왕국’으로 칭하는 화려한 수사(修辭)는 삼국시대 다른 나라에 비해 가야만 특별히 신비하다는 발상이 아니다. 단지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세계유산 등재를 계기로 가야사에 대한 학술적 연구와 체계적 복원 노력이 더해지길 기대한다.

    과거 김해를 수도로 한 금관가야의 현대적 재해석도 필요하다. 지역문화의 세계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가야문화축제는 61주년을 맞이한 가장 큰 규모의 지역행사다. 그러나 늘 곁에 있는 산소처럼 그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역사 자원이 가진 이야기의 힘을 접목하여 세계 속의 김해문화로 아로새길 문화관광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역사의 흔적에서 제도 개선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 인도 아유타국의 허왕후와 김수로왕의 혼인은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결혼이자 다른 문화 간 만남을 상징한다. 이는 저출산으로 인구감소를 우려하는 작금의 세태에 경종을 울린다. 단일민족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적극적 이주 정책을 펼쳐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할 수 있지 않을까. 역사는 실체에 다가서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현대에 맞게 질문하는 해석도 필요하다.

    서희봉(경남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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