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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도시 브랜드’·‘도시공공디자인’ 이거 아나- 서정렬(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3-09-26 19: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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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슬로건’ 또는 ‘도시브랜드’는 지역 또는 도시의 경쟁력을 돋보이게 만드는 장치다. 아니 경우에 따라서는 그 자체가 도시경쟁력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뉴욕을 가보지 않았어도 이미 세계적 상징(symbol)이 된 로고를 안다. 바로 ‘I♥NY(아이 러브 뉴욕)’이다. 뉴욕이라는 도시를 전 세계에 알린 세계 첫 번째 도시슬로건이자 도시브랜드로 기록되고 있다.

    제1차 석유파동 직후 전 세계가 경제불황을 겪고 있던 1975년 아무도 쓰레기 넘치는 뉴욕을 찾지 않을 때 관광객 유치를 위해 만든 이 ‘상징’ 때문에 뉴욕은 ‘그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됐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도시 슬로건 하나가 뉴욕을 지금까지 세계에 많은 도시들 가운데 가장 앞선 도시로 만들었다. 뉴욕의 정체성(identity)을 단박에 보여준다. 그래서 많은 도시들이 따라 닮고 싶어 하지만 ‘아이러브뉴욕’ 만큼의 성과를 얻기란 쉽지 않다. 압도적인 도시브랜드가 만들어 낸 도시의 ‘명성(Reputation)’이기 때문이다.

    브랜드로서의 ‘도시 명성’을 만드는 데 중요한 다른 하나가 ‘도시공공디자인’이다. 해당 도시에 거주하며 살든 아니면 일시적으로 방문하든 상관없이 그 도시에 있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게 바로 ‘도시공공디자인’이다.

    도로 이정표의 글씨체가 그렇고 걷기 좋은 보행을 위한 고원식 횡단보도의 설치와 도심 속 녹색쉼터로서의 쌈지 공원 역시 마찬가지다. 걸으면서 바다를 직관할 수 있는 부산·경남의 경우 바다 옆에 있는 아파트 외관 역시 그 도시의 품격이 될 수 있다. 산과 바다를 품은 ‘도시 공간’ 자체가 매력적이어야 한다. 도시·건축을 위한 혁신적 디자인이 필요한 이유고 ‘성냥갑 아파트’가 퇴출되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서울·수도권에는 없고 부산·경남에는 있는 ‘자연환경’과 ‘삶의 켜’를 차경(借景)으로 받아 ‘뷰(view) 맛’ 좋은 매력적인 도시, 찾아오고 싶고 다시 가고 싶은 부산·경남을 더 늦기 전에 ‘디자인(Design)’할 일이다.

    이것은 기존 도시계획과 건축의 한계를 넘어서는 일이며 다른 도시와 차별화된 브랜드를 만드는 도시혁신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시급하고 중차대하다.

    서정렬(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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