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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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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신토불이- 박진현(경남도의원)

  • 기사입력 : 2023-09-18 20: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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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이 밝았다. 어둑한 방에 불을 켜고 블루투스 스피커에 신나는 노래를 주문한다. 새하얀 도기 세면대 앞에서 세안을 마치고 짬을 이용해 급히 세탁기를 돌렸다. 냉장고에서 간단한 아침거리를 꺼내 먹는다. 아직은 쌩쌩한 낡은 자동차를 몰고 의회에 도착하면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반긴다. 요즘처럼 전기가 고마운 시절이 없다.

    한참 서류를 뒤적이다 보니 점심시간이다. 우리 상임위의 최 주무관은 달달한 고추장으로 볶은 제육볶음을 좋아한다. 일단 된장찌개부터 시켰다. 식당을 나오니 김해 방향으로 비행기 한 대가 지나가는 것이 보인다. “의원님 안건도 통과되었는데 회식 한번 하시죠?” 즐겨 찾는 고깃집에서 소주 한잔을 나누고 집으로 돌아왔다. TV에서 뉴스가 흘러나온다. 대한민국의 첨단 무기가 또 수출에 성공했다는 기쁜 소식이다.

    필자는 지난 6월 도의회에 ‘모범 장수기업 조례안’을 발의했다. 향토기업도 좋고 장수기업도 좋지만, 주위 분들과 상의해 적절한 명칭을 발굴했다. 다른 시·도에는 있지만, 경남에는 없었던 모범 장수기업을 만들어 내자 상공회의소에서도 큰 호응을 보여줬다. 경남에 터를 잡고 30년 이상 훌륭하게 성장한 기업에 조금이나마 보은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자랑스럽다.

    경남은 농수산업도 훌륭하지만, 원자력, 자동차, 방산 등 중공업 역시 발달 된 대한민국의 핵심 산업 거점이다. 기업에 대해 다소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분들도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기업이 없다면 누가 아버지, 어머니에게 월급을 주며 우리의 아이들을 키울 수 있겠는가. 다수 유치를 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첨단산업의 ‘쌀’이 ‘반도체’라고 한다. 몽고간장의 장류, 무학의 소주뿐만 아니라 신성델타테크 같은 전자 기업에서 만들어 낸 전자제품, 여타 기업들에서 생산하는 원전, 자동차, 비행기, 첨단무기, 도기 등은 경남 농산물과 다름없다. 가수 배일호는 1993년 ‘신토불이’라는 노래를 발표해 큰 인기를 끌었다. 자기가 사는 땅에서 산출한 농산물이라야 체질에 잘 맞음을 이르는 말이다. 감사한 일이다. 경남도민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신토불이를 누리고 살고 있다.

    박진현(경남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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