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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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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창원 다회용기 세척장’이 무허가 건물이라니

  • 기사입력 : 2023-09-05 19:5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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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는 지난 5월 18일 북면 화천분교에서 ‘다회용기 공공세척장(용기지구대)’ 준공식을 가졌다. 창원시 관계자는 개소식을 겸한 이날 행사에서 세척장을 둘러보고 경남에서 최초로 장례식장 다회용기 사용을 선언한 마산의료원에 ‘1회용품 없는 친환경 장례식장’ 현판을 전달했다. 같은 달 23일에는 창원시장이 대형 장례식장 5곳과 다회용기 사용 협약까지 했다. 시는 공공세척장 준공으로 친환경 장례문화 조성, 탄소중립 실천,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등 일석삼조의 역할이 기대된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런데 이 세척장이 건축 허가를 받지 않은 무허가 건물에 설치돼 현재까지 가동을 못하고 있다고 하니 아연실색케 한다.

    다회용기 공공세척장 건립과 운영을 맡은 창원지역재활센터는 건축사에게 설계와 감리뿐만 아니라 인허가까지 맡겼는데,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창원지역자활센터가 세척장 건립을 전적으로 맡았다고 해도 3개월이 넘도록 가동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창원시의 사전 점검이 아쉽다. 총사업비 11억원 중 시·도비 3억원을 지원하고도 건축 인허가 과정을 직접 챙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척장 부지인 화천분교의 지목이 임야라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대지로 형질을 변경해야 하는데, 형질변경 신청도 하지 않은 채 무허가 건물을 짓고 공무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까지 한 것을 ‘실수’라고 하기에는 어처구니가 없다.

    창원시가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플라스틱 등 1회용품을 줄이기 위해 추진한 친환경 장례문화 조성사업은 다회용기 공공세척장 미가동으로 빛이 바랬다. 준공 후 3개월이 넘도록 운영되지 못하면서 1회용품 사용 근절을 위한 노력도 흐려졌다. 세척장 건립을 민간이 맡았다고 하지만 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다. 무허가 건축물인 것조차 확인하지 않고 준공식부터 한 것은 이른바 ‘탁상행정’이라고 할 수 있다. 가벼이 넘길 사안으로 보이지 않는다. 또 지방보조사업자의 선정 과정과 세척장 건립사업 전 과정을 철저히 점검하고, 그 결과를 시민들에 공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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