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9일 (월)
전체메뉴

[주말 ON- 듣고 싶은 길] 거제 바람의 언덕길

시원한 바람, 푸르른 바다, 드넓은 하늘, 더없는 행복… 거제路 올 거제

  • 기사입력 : 2023-07-06 20:45:07
  •   
  • 여름이 오면 주변 풍경은 청량감 넘치게 변한다. 한여름 내리쬐는 강한 햇살은 바다를 더 푸르게, 하늘은 더 맑게, 수목들을 더 싱그럽게 만들기 때문이다. 지혜롭게 무더위만 피할 수 있다면 여름이 만들어낸 풍경을 바라보며 마음이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

    거제시에 자리한 바람의 언덕길 1코스는 이러한 조건에 딱 맞는 장소다. 바람의 언덕에 오르면 푸른 바다가 드넓게 펼쳐지고, 바다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혀 준다. 또한 언덕 아래에 자리한 도장포마을에서는 주민들이 정성껏 가꿔 놓은 낭만들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바다와 바람, 낭만이 함께하는 거제 바람의 언덕길은 7월과 8월에 방문하기에 좋은 최적의 여행지다.

    바람의 언덕 풍차가 드넓은 하늘과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바람의 언덕 풍차가 드넓은 하늘과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7~8월 최적 여행지 ‘바람의 언덕길 1코스’
    도장포마을 입구~바람의 언덕 풍차 0.4㎞

    언덕아래 도장포마을 곳곳엔 낭만 물결
    작은 배들 오가는 도장포항은 활력 넘실


    ◇코스 소개

    바람의 언덕길 1코스는 도장포마을 입구에서 출발해 바람의 언덕 풍차까지 0.4km 거리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최근 바람의 언덕을 찾는 여행객들이 마을 입구에서 바람의 언덕으로 오르는 방법보다 도장포항에서 바로 언덕을 오르는 방법을 선호한다고 해 도장포항에서 출발해 바람의 언덕에 오르고, 바람의 언덕에서 마을 입구에 이르는 코스로 걸어봤다.

    ◇활력이 넘치는 도장포항

    이번 여행의 출발점인 도장포항에 들어서자 활기찬 항구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항구에서는 크고 작은 배들이 오가고 있다. 한쪽에서는 어민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어선들이 출항 준비를 마치고 항구를 떠나고 있고, 다른 한쪽에는 해금강의 아름다움을 소개할 유람선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항구에서 만난 어민들과 여행객의 얼굴은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다.

    여행객의 무리를 따라 방파제 쪽으로 발걸음을 내딛는다. 제트보트 선착장이 보이고, 조금 더 안쪽에는 도장포항의 활력을 대변하는 듯한 조형물들이 자리해 있다.

    도장포항에 정박되어 있는 유람선과 어선.
    도장포항에 정박되어 있는 유람선과 어선.

    문어 모양의 파란 조형물은 서숙양 작가의 ‘품다’라는 작품이며, 자물쇠들이 가득 달린 조형물은 항구를 방문한 연인들이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며 걸어둔 약속들이 모여 만들어진 작품이다. 두 작품 모두 도장포항을 상징하는 조형물이라고 한다. 방파제에는 바람의 쉼터라는 공간도 있다. 마치 섬처럼 육지와 떨어진 공간인데, 철제다리로 이어져 있다. 철제다리는 구멍이 송송 뚫려 있어 건너는 데 다소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바람의 쉼터에 이르게 되면 특별한 전망을 만날 수 있다. 배를 타지 않고도 바다 한가운데에서 항구를 바라볼 수 있다.

    바다와 맞닿여 있는 곶으로 내려가는 계단.
    바다와 맞닿여 있는 곶으로 내려가는 계단.
    도장포마을로 이어진 돌계단과 꽃들.
    도장포마을로 이어진 돌계단과 꽃들.

    ◇광활한 바다 전망을 자랑하는 바람의 언덕

    방파제 인근에는 바람의 언덕에 오르는 길이 있다. 경사가 완만하지 않지만, 금세 언덕 위에 이르게 된다. 언덕 위에 오르면 왼편에는 바다로 튀어나와 있는 곶(串)이 있고 오른편에는 바람의 언덕 대표적 상징인 풍차가 모습을 드러낸다.

    곶은 도보로 한 바퀴 돌 수 있도록 길이 나 있다. 걷다 보면 바람이 불어오는데, 바다 위를 통과한 바람이어서 그런지 무척 시원하다. 에어컨 바람만큼 서늘하며 상쾌한 느낌이 든다. 언덕길을 오르며 흘린 땀을 식히기에 충분하다.

    바람의 언덕에서 바라본 바다풍경.
    바람의 언덕에서 바라본 바다풍경.

    곶 끄트머리에 이르면 광활한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유달리 푸른 바다와 우뚝 솟아 있는 섬을 바라보고 있으면 가슴속 깊은 곳에 있는 답답함까지 뻥 뚫리는 듯하다.

    방향을 돌려 풍차가 자리한 언덕을 마저 오른다. 풍차 주변에는 사진을 찍는 여행객들이 많이 보인다. 언덕 아래에서 사진을 찍으면 거대한 풍차의 위용을 담을 수 있고, 지대가 높은 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풍차와 맑은 하늘, 푸른 바다를 동시에 담을 수 있다. 이름 그대로 바람의 언덕이라서 그런지 풍차 위로 지나가는 구름은 매우 빠르게 흘러간다.


    골목길 들어서면 하얀 돌로 포장된 도로
    양옆에 핀 계절 꽃은 아기자기한 멋 뽐내

    바람의 언덕에 자리한 풍차 인생샷 명소
    마을 안쪽 동백나무숲길엔 힐링이 가득


    ◇도장포마을 골목 이야기

    풍차 인근에는 숲길이 나 있다. 원래 바람의 언덕길 1코스로, 도장포마을 입구까지 이어져 있다. 그늘 가득한 숲길을 1분 정도 지나면 잘 포장된 마을길이 나온다. 마을길 오른편으로 고개를 돌리면 아래로 도장포마을 전체가 눈에 들어온다. 비슷하면서도 아담한 집들이 눈길을 끈다.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쉬운 마음이 들어 마을 안쪽으로 이어진 골목길로 들어선다. 내려가는 길은 흰색 작은 돌들로 포장돼 있고 양옆에 계절 꽃들이 피어 아기자기한 멋이 있다.

    마을 안쪽 길은 타일 벽으로 돼 있는데 타일에는 도자기들이 그려져 있다. 도장포란 지명은 도자기 창고가 있는 포구란 뜻으로 옛날 원나라와 일본 등에 수출되는 도자기들이 이곳에 보관돼 있었다고 한다. 도장포 앞바다는 학동만 안바다라서 그런지 파도가 잔잔한데, 깨어지기 쉬운 도자기를 무역하는 데 적격일 것 같다.

    도자기와 관련된 타일이 붙여져 있는 마을길.
    도자기와 관련된 타일이 붙여져 있는 마을길.

    현지 주민의 추천을 받아 마을 안쪽에 있는 동백나무숲길로 발걸음을 옮긴다. 수령이 300~400년에 이르는 동백나무들이 울창하게 숲을 이루고 있다. 햇빛도 잘 가려져 있고 외부 소리와도 차단돼 평온한 분위기다.

    동백나무숲길을 걷다 하늘이 드러난 곳에 이르면 소박한 멋을 자랑하는 교회가 나타난다. 이름은 해금강교회로 높은 철탑과 엄숙한 분위기의 일반적인 교회와 사뭇 다르다. 조용한 시골 카페처럼 보인다. 해금강교회 아래쪽에는 ‘순례자의 교회’라는 세상에서 제일 작은 교회가 있다. 교회라기보다 기도실에 가까울 정도로 작은 공간이다. 화려한 치장과 세속의 욕심을 내려놓아야 좁은 공간이 편안하게 느껴질 듯하다.

    동백숲길.
    동백숲길.

    도장포마을에서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이 있다. 바로 ‘바람의 언덕 핫도그’로 이 지역 명물이다. 핫도그는 다른 지역에서도 쉽게 맛볼 수 있는 음식이지만, 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핫도그의 맛은 일품이다. 핫도그를 먹으며 걷다 보니 어느새 여행의 마지막 지점인 도장포마을 입구에 다다른다. 이번 주말에는 푸른 바다와 시원한 바람, 다채로운 낭만이 함께하는 거제 바람의 언덕길로 여행을 떠나보자.

    ◇방문할 만한 주변 관광지

    바람의 언덕길 주변에는 함께 가볼 만한 관광지가 있다. 먼저 해금강테마박물관이다. 하얀색 외벽에 이국적 외관을 자랑하는 해금강테마박물관은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는 이색 박물관이다. 조개탄을 피우던 옛 학교 교실과 투박하지만 정겨웠던 1950~1960년대 거리 등이 재현돼 있다. 아련한 향수를 간직한 공간으로,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부모 세대부터 대한민국 옛 역사를 배우기 원하는 자녀 세대들까지 함께 방문하면 좋은 관광지다.

    해금강테마박물관 전경.
    해금강테마박물관 전경.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난 듯한 해금강테마박물관 전시실.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난 듯한 해금강테마박물관 전시실.

    해금강테마박물관 입구에서 왼쪽으로 바다를 끼고 내려가다 보면 신선대가 나온다. 신선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풍류를 즐겼다고 할 만큼 예로부터 아름다운 경관으로 유명한 곳이다. 신선대에 오르면 기암절벽과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 광활한 바다 등이 어우러진 풍광이 발아래에 펼쳐진다.

    신선대 전경.
    신선대 전경.

    거제에는 몽돌해수욕장이 많다. 바람의 언덕과 가까운 함목해수욕장 역시 몽돌로 이뤄져 있다. 몽돌해변은 모래해변과 다르게 독특한 파도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몽돌 사이로 파도가 통과하고 부딪치면서 ‘스르륵 쫙’, 몽돌 사이로 파도가 빠져나가면서 ‘스르륵 쪽’ 소리가 난다. 마치 몽돌과 파도가 만날 때 반가움에 손뼉을 치고, 몽돌과 파도가 헤어질 때는 작별의 입맞춤을 하는 듯하다. 독특한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잠시 감상에 젖기에 좋은 장소다.


    글= 이주현 월간경남 기자

    사진= 전강용 기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주현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