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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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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다름’이 아닌 ‘다채로움’이 빛나는 세상- 김정수(창원국가산단 홍보협의회 회장)

  • 기사입력 : 2023-05-09 19: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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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수 창원국가산단 홍보협의회 회장

    2~3년 전쯤 일이다. 집 근처 대형마트에 들렀다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 엘리베이터 안에서 우연히 한 가족을 만났다. 한눈에 보아도 베트남 결혼이주여성과 자녀임을 알아볼 수 있었다. 이때 아무도 묻지 않았는데 아이 입에서 불쑥 “저는 한국 사람이에요. 엄마는 베트남에서 왔고요”란 말이 튀어나왔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표정을 짓는 아이. 아이에게 무슨 말이든 건네야만 했다. “아? 그래요? 이름이 뭐예요? OO이는 좋겠다. 삼촌은 엄청 부러워요. OO이는 베트남어를 가르쳐 줄 수 있는 훌륭한 선생님을 엄마로 둔 거잖아요.” 뜻밖의 말이었을까? 아이도 엄마도 얼굴 가득 환한 미소가 번졌다. 필자에게 한동안 쉽게 잊히지 않았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우리 사회 다문화가족 2세는 매년 늘고 있다. 특히 농어촌 지역에서 태어나는 신생아 대다수가 다문화가족 자녀라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 이야기다. 하지만 여전히 그들을 바라보는 차별의 시선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피부색이나 출생 배경이 다르다는 이유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가 하면 성인이 되고 나서도 취업과 직장생활 등 여러 방면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를 접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이제 다문화에 대한 인식을 넓혀야 할 때다. 서로의 장점을 활용해 더 많은 경쟁력을 갖추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특히 지역소멸과 농어촌 고령화 속도를 감안할 때 다문화 정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지 오래다. 경남은 수도권 다음으로 많은 7만여 명의 다문화가족이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지금은 글로벌 시대. 다문화가족을 중심으로 이중언어와 문화 교육을 적극 활용하면 다문화가족 2세는 우리 사회의 소중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다행인 것은 K-팝 오디션 프로그램 1등 출신 가수, 패션모델 등 세계 속에 한국 문화를 알리는 다문화 청소년들이 하나둘씩 등장하고 있다는 희망적인 소식이다. 최근 한 시상식에서 화제가 된 수상소감이 떠오른다. 우리 모두가 각자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을 ‘다름’이 아닌 ‘다채로움’으로 인식하는 세상이 오길 바라 본다.

    김정수(창원국가산단 홍보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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