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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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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돌봄의 가치- 이민주(영산대 간호학과 조교수)

  • 기사입력 : 2023-05-03 19:3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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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본주의 사회의 발전 동력 중 하나는 무한경쟁이다. 경쟁은 성장과 혁신을 일으키지만, 지나친 경쟁은 약한 존재에 대한 혐오를 조장할 수 있다. 혐오는 사람과 사회를 병들게 한다.

    혐오는 특정 대상을 싫어하고 미워하는 감정으로 사전적으로 ‘미워하고 꺼림’을 의미한다. 최근 중요한 사회문제로 다뤄지고 있는 청소년 자해는 ‘자기혐오’와 관련이 있다. 지난 4월 28일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는 ‘혐오 표현 자율 정책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는데, 이는 ‘혐오’가 현재 우리 사회의 중요한 문제임을 방증한다.

    인간은 누구나 약한 존재로 태어난다. 갓 태어난 아기는 부모의 돌봄을 통해 생존하고 성장하며 독립한다. 돌봄은 사전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정성을 기울여 보호하며 돕는다’를 뜻한다. 전통적으로 돌봄은 모성의 역할로 인식되었고 엄마는 대가를 지불하면서 아이를 돌보았기에 시장경제의 측면으로 돌봄의 가치는 아예 평가할 필요조차 없었다.

    10여 년간 간호사로 일하다 지금은 간호학과 교수인 나에게 ‘돌봄’은 매우 익숙하고 중요한 주제어이다. 간호의 본질이 바로 ‘돌봄’이기 때문이다. 중환자실 간호사로 근무하던 시절 신규간호사의 프리셉터를 맡게 될 때마다 처음 모닝케어(아침 부분 침상 목욕 시간)를 가르치며 했던 얘기는 ‘환자의 엄마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씻기고 먹이고 재우는 것은 기본이다’였다.

    간호학과 교수가 된 지금 나에게 ‘돌봄’은 그 대상이 환자에서 학생으로 바뀌었을 뿐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나는 우리 간호학과 학생들이자 후배들이 돌봄을 많이 경험하고 돌봄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가기 바란다. 인간은 경쟁을 통해 성장하지만 돌봄을 통해서도 성장하고 회복한다. 무한경쟁이 오히려 인간을 피폐하게 만드는 이 시점에 다른 측면에서 인간을 성장시키는 돌봄의 가치를 이제는 깊이 생각하고 체화할 필요가 있다. 돌봄을 소중히 여기고 가치 있게 생각하는 문화가 한 사람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이 되면 좋겠다.

    가정의 달, 5월.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돌봄의 가치를 생각하며 우리 모두가 나와 너를 돌보는 5월이 되기를 바란다.

    이민주(영산대 간호학과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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