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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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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낙동강의 가야진- 남중희(창녕문화원 향토사연구소장)

  • 기사입력 : 2023-04-25 19:2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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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0㎞가 넘는 낙동강은 압록강 다음으로 긴 강이다. 낙동이란 이름도 가락의 동쪽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며 가야와 신라의 통합 정서가 서려 있고 6·25전쟁의 비극을 간직하고 있는 강이다. 한때 문경새재와 수안보 쪽에 조령산 터널을 뚫어 낙차 150m의 배수 갑문을 만들고 운하를 개통하여 물류 수송을 하자는 소위 한반도 대운하 공약도 있었다. 사실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낙동강은 물류 수송의 고속도로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창녕 퇴천리에서 발견된 국내 최대의 가야토기 가마에서 대량 생산된 토기와 아라가야의 불꽃무늬형 토기, 그리고 금관가야 야철지의 덩이쇠, 남제와 교류한 대가야, 양나라의 양직공도에 나오는 다라국의 옥 제품 등이 이 수로를 통하여 가야연맹체와는 물론 중국과 왜까지 활발한 교류가 있었음을 시사한다. 금관가야, 대가야, 비화가야, 아라가야, 성산가야(성주), 고녕가야(상주), 황강을 낀 다라국까지 이 낙동강을 거점으로 성립 · 발전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세종 11년(1429) 예조에서 전국 영험한 곳의 치제를 건의할 때 영산현 계성 기음강 용당이 나오는데 이곳이 양산 적석용당과 전라도 광주 병로지용당과 더불어 전국 3대 용당으로 영험하다고 했다. 세종실록지리지에 기음강은 영산현 서쪽 28리에 있고 수령이 춘추로 제사를 지내는데 축문에 ‘가야진명소지신’이라고 부르고 있다. 해동지도 영산현 편에 남강과 낙동강의 합류점을 ‘기강진’으로 표기하고, 옛 ‘가야진(탄)’이라 불렀다.

    창녕군 남지읍 용산리를 창나루, 창날이라 부르는데 이곳에는 용의 알 같은 독뫼가 있어 가뭄이 들 때면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이 나루는 창녕군과 함안군, 의령군 3개 군의 경계점인데, 배를 타고 남강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함안과 의령을 지나 진주에 이르고, 정암진에서 내려 육로로 가면 합천 삼가에 다다를 수 있다. 이처럼 가야진은 고려와 조선조에도 세곡을 운반하는 물류의 요충지였기에 이곳에 용당을 세우고 홍수 피해가 없도록 하고 선박과 선원의 안전을 기원하는 제사를 매년 춘추로 지내왔는데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

    남중희(창녕문화원 향토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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