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간이역] 바닷가 벤치- 정희성
- 기사입력 : 2023-01-12 14:5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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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만약 쓸쓸함을 구한다면
기차 타고 정동진에 가보라
젊어 한때 너도 시인이었지
출렁이는 바다와
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는 소나무 한 그루
그 위를 떠가는 흰 구름
그리고 바닷가 모래 위 작은 벤치에는
너보다 먼저 온 외로움이
너를 기다리고 있다.
☞ 내가 좋아하는 글 중에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라는 말이 있다. 일체의 모든 것은 오직 마음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뜻인데, 사랑이나 미움, 기쁨이나 슬픔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다 마음의 일이다.
시인은 말한다. “마음이 만약 쓸쓸함을 구한다면/ 기차 타고 정동진에 가보라” 권한다. 그러면 그곳 “바닷가 모래 위 작은 벤치에는/ 너보다 먼저 온 외로움이/ 너를 기다리고 있다” 고 노래 한다.
젊어 한때 시인이 아니었던 사람이 있겠는가? “ 출렁이는 바다”도 시이며, “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는 소나무 한 그루”도 시이며 “그 위를 떠가는 흰 구름”도 시이다. 1월이다. 나는 어떤 마음으로 맞이할 것인가?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다. -성선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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