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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마음의 양식과 종교- 조영봉(창원 반송초등학교 교장)

  • 기사입력 : 2022-08-24 20:4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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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식은 생존을 위해 사람이 섭취하는 먹을거리를 말한다. 육신의 건강을 위해서는 제철에 우주의 기운을 가득 담은 농작물을 골고루 먹어야 하고, 정신이나 마음을 위해서는 거기에 도움이 되는 것을 고루 접해 줘야 한다.

    마음의 양식에 흔히 독서라는 말이 있지만, 이것은 2000년 전 로마의 문인이자 철학자이며 정치가인 ‘키케로’가 책에 대해 ‘책은 소년의 음식이 되고 노년을 즐겁게 하며, 번영과 장식과 위난의 도피소가 되며 이를 위로하고, 집에 있어서는 쾌락의 씨앗이 되며, 여행할 때는 반려 즉 함께하는 친구가 되는 것이다’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육신의 건강을 위해서는 골고루 음식을 섭취하고 정해진 시간에 알맞게 먹어야 하듯이, 마음과 영혼의 건강을 위해서도 다양한 책을 읽고, 다양한 분야를 접해야 한다고 본다. 자기가 좋아하는 책만 보거나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만 몰두하는 것은 건강한 마음과 영혼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물론 전문가가 되기 위해 자기 분야에 몰두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마음의 양식 차원에서는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나는 자라면서 개인적인 사정도 있고 이러한 것을 극복해 보려고 다양한 것을 접해 보았고, 특히 다양한 종교에 관심을 가지고 알아보고 경험해 보는 계기를 가졌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면 108배도 하고, 틈나는 대로 성경의 주기도문을 낭송하고, 바하이교의 기도문도 외워보고 있다.

    종교는 사람을 안 좋은 쪽으로 인도하는 것이 없다. 대체로 선행을 하면 좋은 일이 있고 사후에 좋은 곳으로 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들이 그 신앙의 가르침을 해석하는 가운데서 의견이 달라 종파가 생기고, 우리 것 말고는 모두 배척하는 것이 못내 안타까움으로 남았었다. 그런 중에 200년 전에 바하올라가 우주에 수많은 별이 서로 부딪히지 않고 운행하는 것은 우주 운행의 절대적인 힘이 있고 그것을 가진 분이 절대자이고 우주가 운행되는 진리는 하나 듯이 절대자도 한 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종교의 뿌리는 진리를 찾아가는 하나이고 인류는 한 가족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오신 분들은 모두 절대자의 말씀을 전하기 위에 그 시대에 맞게 온 현시 자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4000년 전에 석가모니가 자비를, 2000년 전에는 예수가 사랑을 가지고 와서 인류를 구원했다. 아홉 번째로 200년 전에는 바하올라가 이 시대에 맞는 융합을 가지고 왔다고 한다. 단군도 홍익인간 이념을 가지고 한반도에 사는 인간을 복되게 하고자 온 분이라고 본다. 바하이교의 의견을 참고해 국제연합이 만들어졌다는 말도 있다. 바하이교는 신에게 인도하는 목사와 스님이 없이 자기 스스로의 지극한 기도만으로도 절대자에 이를 수 있다고 했다.

    나는 생활하면서 틈만 나면 불교의 광명진언, 성경의 주기도문, 바하이교 기도문을 속으로 낭송해 본다. 목마를 때 물 한 모금이 갈증을 해소하고 몸의 안락을 주듯이,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시를 음미하거나, 경전의 구절을 낭송해 보면 마음의 위안이 되고 한걸음 물러나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마음의 양식을 먹은 것 같아서 좋다.

    조영봉(창원 반송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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