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7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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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607) 제24화 마법의 돌 107

“우리도 서울에 올라갈까?”

  • 기사입력 : 2019-06-18 08: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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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영은 재빨리 불하신청을 했다. 서울에 있는 부자들도 신청을 했으나 이철규가 어떻게 손을 썼는지 이재영이 불하받게 되었다.

    ‘내가 백화점을 인수하게 되다니….’

    이재영은 꿈만 같았다. 마츠모토 백화점이 서울에서 최고의 수준은 아니었으나 이재영은 감격했다. 서울에는 박흥식이 주인인 화신백화점과 일본인이 주인인 미츠비시 백화점, 조지야 백화점이 3대 백화점으로 불렸다. 마츠모토 백화점은 신생 백화점으로 그다지 유명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종로에 있었기 때문에 화신백화점에 못지않을 정도로 발전시킬 수 있었다.

    ‘백화점은 현금이 많이 들어온다. 백화점을 바탕으로 큰 사업을 일으킬 수 있다.’

    서울의 부자들은 일본인이 경영하는 공장을 인수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맥주공장, 고무신공장, 방직공장 등이 미군정에서 불하되었다. 공장들뿐 아니라 집과 토지도 불하되었다. 그러나 미군정의 엉터리 불하에 대해 비난이 쏟아지자 불하가 중지되었다.

    ‘백화점을 불하받기를 잘했구나.’

    이재영은 이철규의 혜안에 감탄했다.

    이재영은 대구와 서울을 자주 오갔다. 백화점은 본격적인 영업 체제를 갖추었다. 사장에는 이재영이 취임했고 부사장과 임원들은 대구의 투자자들이 임명되었다.

    이철규는 상무에 임명하여 백화점 경영을 총괄하게 했다. 기획과 영업, 총무, 경리까지 이철규가 맡았다. 이재영은 서울에 상주하는 일이 많았다.

    “우리도 서울에 올라갈까?”

    이재영이 류순영에게 물었다.

    “대구는 어떻게 해요?”

    류순영은 서울로 올라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서울은 낯설었고 그녀가 아는 사람들도 대부분 대구에 있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맡기지.”

    “안돼요. 사람은 돌아올 곳이 있어야 돼요. 서울에서 사업이 실패해도 대구가 있으면 재기할 수 있어요.”

    류순영은 서울로 올라가지 않겠다고 했다. 류순영이 올라오지 않으면 어쩔 수 없었다. 대구에 있는 상회도 관리해야 했다.

    “나는 서울에 오래 있게 될 거야.”

    “얼굴 잊어버리지 않을 정도로 내려와요.”

    류순영이 하얗게 웃었다.

    대구는 쌀값이 계속 올랐다. 이재영의 쌀가게도 쌀값을 올렸다.

    “쌀값을 너무 올리는 거 아니야? 이제는 일본에서 가져가지 않는데도 왜 쌀값이 폭등해?”

    이재영이 대구에 와서 가게를 살핀 뒤에 류순영에게 물었다.

    “장사꾼들이 쌀값을 올리는 거 같아요.”

    “쌀값을 내려.”

    “우리만 내릴 수 없잖아요? 사오는 가격도 있는데….”

    류순영이 불만스럽게 말했다. 이재영은 류순영이 어쩐지 옛날과 달라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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